[강綱] 한漢나라 효성황제孝成皇帝원연元延 3년이다. 봄 정월에 민산岷山이 무너져서 3일 동안 강물이 막히니, 강물이 고갈되었다.注+① 민岷은 음이 민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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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目] 유향劉向이 말하였다. “옛날에 주周나라의 기산岐山이 무너지고 삼천三川이 고갈되자 유왕幽王이 멸망하였으니注+① 삼천三川은 경수涇水와 위수渭水와 낙수洛水이다., 기산岐山은 주周나라가 일어난 곳이다.注+② 주周나라는 태왕太王이 북적北狄을 피하여 빈豳(빈) 땅을 떠나 기산歧山의 아래에 도읍을 정하였는데, 주周나라의 왕업王業이 마침내 이곳에서 일어났다.
한漢나라는 본래 촉한蜀漢에서 일어났는데注+③ 고제高帝가 처음 한중漢中(촉한蜀漢)에 왕 노릇 하며 군대를 일으켜 곧바로
을 평정하고 항우項羽를 주벌하여 마침내 천하天下를 소유하였다., 지금 우리 한漢나라가 일어난 지역에 산이 무너지고 냇물이 고갈되고 또 패성孛星(패성)이 또다시 섭제攝提대각大角에 미쳐서 삼성參星으로부터 진성辰星(신성)에까지 이르렀으니, 아마도 한漢나라가 반드시 멸망할 것이다.”注+④ 패성孛星의 꼬리 길이가
그 양쪽 곁에 각각 세 별이 솥발처럼 모여 있는 것을 섭제攝提라 한다. 섭제는 바로 북두성北斗星 자루가 가리키는 곳이니, 이로써 시절時節을 정한다. 삼성參星은 익주益州의 분야分野이니, 촉한蜀漢 지역이 이곳이다. 진성辰星은 북방수北方水인 태음太陰의 정기精氣이니, 형刑을 잘못 실행하면 벌罰의 징조로 패성孛星이 진성辰星 자리에 나타난다.
綱
[강綱] 가을에 황제皇帝가 교校를 설치하고 장양궁長楊宮의 석웅관射熊館에서 사냥을 하였다.注+① 교校는 나무를 꿰어 연결하여 울타리를 만들어서 새와 짐승을 가로막고 사냥하여 잡는 것을 이른다. 일설에 “교校는 잘못을 범하여도 따지지 않는다는 교校와 같이 읽으니, 또한 짐승을 다투어 쫓는 것이다.” 하였다.
目
[목目] 상上이 장차 오랑캐 사람들에게 금수禽獸가 많음을 과시하고자 하였다.
그리하여 우부풍右扶風에게 명해서 백성들을 징발하여 남산南山에 들어가 서쪽으로는 포곡褒谷과 사곡斜谷(야곡)에서부터 동쪽으로는 홍농弘農에 이르게 하고서 남쪽 방향인 한중漢中으로 금수를 몰아서 그물을 펼치고 금수를 포획하게 하였다.
그리하여 포획한 금수는 함거檻車에 싣고 장양궁長楊宮의 석웅관射熊館으로 수송하여 〈풀어놓고〉 오랑캐 사람들로 하여금 맨손으로 잡게 하고 황제皇帝가 몸소 나와서 구경하였다.注+① 사斜는 여차余遮의 절切이다. 산맥이 진천秦川으로부터 남산南山을 지나 한중漢中을 통과하는데, 남쪽 골짜기를 포곡褒谷이라 하고 북쪽 골짜기를 사곡斜谷이라 하는바, 그 거리가 500리이다. 장양궁長楊宮은 부풍현扶風縣과 주질현盩厔縣(주질현)의 동남쪽에 있으며, 석웅관射熊館은 장양궁長楊宮의 안에 있다.
역주
역주1岷山崩……江水竭 :
“蜀漢은 漢나라 왕업이 일어난 곳이다. 앞에서는 ‘犍爲郡에서 지진이 일어나 산이 무너져 강물을 막아 역류했다.’고 썼고, 이때에는 또 ‘岷山이 무너져 3일 동안 강물을 막아 강물이 고갈되었다.’라고 썼다. 강물이 역류하는 것은 이변이고, 강물이 고갈되는 것은 더욱 심한 이변이다. 이 때문에 ‘강물이 고갈되었다.’라고 쓰자 西漢의 멸망이 결정되고, ‘汝水가 고갈되었다.’라고 쓰자 南燕의 멸망이 결정된 것이다.[蜀漢 漢業所起也 前書犍爲地震 山崩壅江水 逆流矣 於是 又書岷山崩 壅江三日 江水竭 逆流 異也 竭又甚焉 是故書江水竭而西漢之亡決矣 書汝水竭而南燕之亡決矣]” 《書法》 “成帝가 大統을 이은 지 23년이 되었는데, 《資治通鑑綱目》에 쓴 것을 보면 별이 떨어지고 우박이 내리고 水害와 旱害와 지진 등의 災異가 분분하게 일어나서 漢代에 특별히 심하였다. 그러나 이른바 군주가 災異를 두려워하여 정사를 닦고 살폈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다. 지금 여기에서는 위에 ‘山이 무너지고 江이 고갈되었다.’라고 썼고, 아래에서는 ‘校(울타리)를 설치하고 長楊宮에서 사냥했다.’라고 썼으니, 그렇다면 皇帝가 하늘의 노여움에 응함이 이와 같이 무관심했던 것이다. 이 때문에 말년에 熒惑星이 心星에 머물러 있는 변고를 《자치통감강목》에서 또한 삭제하고 쓰지 아니하여, 하늘의 경계를 소홀히 하는 실제를 드러낸 것이다. 아! 하늘도 소홀히 하는데 다른 것을 어찌 두려워하겠는가. 〈成帝가〉 목숨을 제대로 보전하여 죽은 것도 다행이다.[成帝繼統 至是二十三載 觀綱目所書 如星隕雨雹水旱地震之類 災異紛紛 在漢世爲特甚 然未聞有所謂恐懼修省之意 今此上書山崩江竭 下書校獵長楊 則帝之應天若此 是以末年熒惑守心之變 綱目亦削而不書 以著其忽天之實 嗚呼 天且忽之 他何畏哉 其得沒身幸矣]” 《發明》
역주2三秦 :
秦나라 지역을 셋으로 나눈 것으로 項羽는 秦나라로 쳐들어가서 멸망시킨 다음 關中(西安)지역을 雍‧塞‧翟으로 나누었다.
역주3攝提 大角 :
모두 亢宿(항수)에 속하는 별로, 攝提는 大角星의 양옆에 있는 6개의 별인데 왼쪽의 세 별을 左攝提, 오른쪽의 세 별을 右攝提라 하며, 大角은 牧童 자리의 첫 번째 별이다.
역주4大角은……帝廷인데 :
《史記》 〈天官書〉에 “大角은 天王의 帝廷이다.[大角者 天王帝廷]”라고 보이는데, 張守節의 《史記正義》에 “대각성 하나가 좌우 두 攝提星 사이에 있으니 임금의 상이다.[大角一星 在兩攝提間 人君之象也]”라고 하였다.
역주5(盭)[盩] :
저본에는 ‘盭’로 되어 있으나, 《漢書》 〈地理志〉에 의거하여 ‘盩’로 바로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