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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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目】
사士가 돌아와
상서上書하여 이러한 내용을 자세히 말하자,
왕망王莽은 크게 노하고 인하여
조령詔令을 내려
칠공七公을 다음과 같이 책망하였다.
注+칠공七公은 을 이른다.
“관리는 다스린다는 뜻이니,
덕德을 펴고 은혜를 밝혀서 백성들을 잘 기르는 것은
인仁의
도道이고, 강한 자를 억제하고 간악한 자를 감독해서 도적들을 체포하여 주벌하는 것은
의義의 일이다.
注+독督은 살펴봄을 이른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못하여 도적들이 일어나도 곧바로 잡지 못하고, 심지어는 도적들이 무리를 이루어 파발마를 타고 가는
재상宰相의
사士를 가로막아 약탈하기까지 한다.
注+“차략遮略”은 길을 가로막고 노략질하는 것이다. “재사宰士”는 재상宰相의 관속으로 지위가 사士인 자이다.
또
사士로서 탈출한 자가 망령되이 말하기를 ‘내가 도적들의 죄를 나열하여 하나하나 책망하기를 「무슨 이유로 도둑질을 하는가?」 하였더니, 도적들이 대답하기를 「빈곤하기 때문이다.」 하고 도적들이 나를 보호하여 내보냈다.’라고 하니
注+“책수적責數賊”은 도적들의 죄를 헤아려서 하나하나 꾸짖음을 이른다., 지금
속인俗人들의 의논이 대부분 이와 같다.
오직 빈곤하여 굶주리고 추운 나머지
법法을 범하고 나쁜 짓을 한다면, 도적 떼와 한밤중 남의 집에 구멍을 뚫고 물건을 훔치는 등의 두 종류에 지나지 않는데
注+혈穴은 담을 뚫고 도둑질함을 이른다. “이과二科”는 두 건件이라는 말과 같으니, 큰 것은 도적 떼이고 작은 것은 담을 뚫고 도둑질하는 좀도둑을 이른다., 지금은 계책을 내고
도당徒黨을 연합함이 몇 백에서 천 명으로 헤아려지니, 이는 반역과 반란 중의 큰 것이다.
어찌 굶주림과 추위 때문에 도둑질을 한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칠공七公은 경卿과 대부大夫, 졸정卒正과 연수連率(연수), 서윤庶尹을 엄하게 신칙하여, 삼가 선량한 백성들을 잘 기르고 급히 도적들을 체포하여 죽이도록 하라.
마음을 함께하고 힘을 합해서 교활한 도적들을 미워하지 않고, 망령되이 굶주림과 추위 때문에 도둑질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자가 있으면, 즉시 체포하여 그 죄를 물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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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目】
전황田況이 다음과 같이
상언上言하였다. “도적 떼가 처음 일어났을 적에는 그 근원이 매우 미미하여
부部의 관리와
오인伍人들이 능히 사로잡을 수 있었습니다.
注+“부리部吏”는 부部에서 도적을 잡는 관리이니, 군郡의 적조賊曹와 현縣의 유요游徼, 향鄕의 정장亭長과 같은 따위가 이것이다. “오인伍人”은 같은 오伍의 사람이다.
그런데 장리長吏들이 유념하지 않은 탓에 현縣에서는 군郡을 속이고 군郡에서는 조정을 속여서, 실제로는 백 명인데도 열 명이라고 거짓말하고 실제로는 천 명인데도 백 명이라고 거짓말하니,
조정에서 소홀히 여기고 바로
독책督責하지 아니해서 마침내 여러
주州에 퍼지게 되었습니다.
注+연延(뻗어가다)은 거성去聲이다. 만蔓은 불어나고 뻗어나감이다. 도적들이 불어나고 자라남이 풀이 길게 뻗어나가는 것과 같아서 마침내 도적들이 몇 개 주州로 서로 이어지는 지경에 이르렀음을 말한다. 이에 조정에서는 장수를 보내고
사자使者를 많이 출동시켜 계속해서 감독하고 독촉하니
注+전傳(차례로 돌아가다)은 지련知戀의 절切이다. 촉趣(독촉하다)은 촉促으로 읽는다.,
군현郡縣은 힘써
상관上官을 섬겨서 힐문과 대질에 응대하여 둘러대고, 술과 음식을 제공하고 그들이 쓸 물자를 장만하여, 자신의 머리가 잘리고 허리가 베이는 것을 막기 위해 대책을 세우느라 다시는 도적을 근심하고 관청의 일을 다스릴 겨를이 없게 되었습니다.
注+역力은 부지런히 힘씀이요 색塞은 막아냄이니, 이는 군현郡縣이 힘을 다하여 상관을 받들어 섬겨서 힐문과 대질에 응대하여 둘러대어 막아냄을 이른다. 공共(공급하다)은 공供으로 읽는다. “이구단참以救斷斬”은 서로 참살斬殺당하는 형벌을 두려워함을 이른다.
장수들은 또 몸소 관리와 병사들을 제대로 통솔하지 못하여 싸우면 적에게 격파당하니, 관리들의 사기가 점점 저상되어 한갓 백성들만 수고롭게 하였습니다.
지난번에 다행히 사면赦免을 받아서 도적들이 해산하려 하였는데, 혹자가 도리어 이들을 가로막고 공격하니, 이들은 더욱 서로 놀라서 속아 멸망을 당할까 두려워했습니다.
기근 때문에 백성들이 쉽게 동요하여 10일 사이에 다시 10여만 명에 이르렀으니, 이것이 도적들이 많아진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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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目】 지금
주목州牧과
대윤大尹 이하를 급히 선발하여 형벌과 상을 밝히고, 흩어져 멀리 떨어져 있는
향리鄕里를 수합하며,
성곽城郭이 없는 작은 나라들은 노약자들을 큰
성城 안에 옮겨두고 곡식을 저축해서 힘을 합하여 굳게 지켜야 합니다.
注+“이향離鄕”은 여러 향리鄕里가 흩어져 성곽城郭과 멀리 떨어져 있음을 이른다. 소국小國은 여러 제후국諸侯國이다.
이렇게 하면 도적들이 와서 성城을 공격하더라도 쉽게 함락하지 못하고, 지나가는 곳마다 먹을 것이 없어서 형편상 무리들이 모여들지 못할 것이니, 이와 같이 하면, 이들을 부르면 반드시 항복하고, 공격하면 멸망할 것입니다.
지금 공연히 장수를 많이 출동하면 군현郡縣에서 〈도리어 도적을 대하는 것보다〉 더 고통스럽게 여길 것이니, 마땅히 파발마를 탄 여러 사자使者들을 모두 불러들여 군현을 휴식하게 해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 신 전황臣 田況에게 두 주州의 도적을 위임委任해주시면 신臣이 반드시 평정하겠습니다.” 왕망王莽은 전황을 두려워하고 미워하여 사자를 보내 전황에게 새서璽書를 하사하고는
사자로 하여금 대신 그 군대를 감독하게 하고,
注+“외오畏惡”는 그의 재능을 두려워하고 미워함을 이른다. 전황을 서쪽으로 보내
장안長安으로 나아가게 하였다. 전황이 떠나가자,
제齊 지역(
청靑과
서徐)이 마침내 패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