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然君以出令爲職이나 要必不違於理然後에 人心服而令必行하나니
臣之事君에 以恭爲本이나 然必忠誠不二然後에 可貴니
否則外有事君之禮하고 内有嫚上之心이라 未見其能恭也요
父慈而不能敎則敗其子하고 子孝而不能箴則陷父於不義하고
如朋友之相資니 不然則義揜於恩이라 其失이 爲徒愛요
弟能敬兄矣요 必又有和順之美하여 使情意相親而無間이니
原注
【臣按】 ‘임금은 명령하고 신하는 공손하다[君令臣共]’ 이하는 모두 禮에 있어 당연히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임금은 명령을 내는 것을 직분으로 삼지만, 중요한 것은 반드시 도리에 어긋나지 않게 한 뒤에야 人心이 복종하여 명령이 반드시 행해진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말이 도리에 어긋나게 나가면 또한 도리에 어긋나게 들어오는 법이니, 능히 명령한다는 것을 보지 못하겠습니다.
신하는 임금을 섬김에 있어 공손함을 근본으로 삼지만, 반드시 충성스러워서 두 마음을 품지 않은 뒤에야 귀하다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겉으로는 임금을 섬기는 禮가 있지만 속마음은 윗사람을 업신여기고 무시하는 마음을 가진 것이어서 능히 공손히 한다는 것을 보지 못하겠습니다.
아버지가 자애롭기만 하고 가르치지 못하면 그 자식을 망치게 되며, 자식이 효성스럽기만 하고 간하지 못하면 아버지를 不義에 빠뜨리게 됩니다.
형은 아우를 사랑할 줄 알면서도 또 반드시 붕우가 서로 도움이 되는 것처럼 절차탁마하는 유익함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의로움이 은혜에 가려지니, 단지 사랑하기만 하는 잘못이 있게 됩니다.
아우는 형을 공경할 줄 알면서도 또 반드시 和順한 아름다움을 가져서 情意를 서로 친밀하게 하여 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禮가 지나치게 되고 그러면 거리가 생기니, 단지 공경하기만 하는 잘못이 있게 됩니다.
原注
남편은 아내를 대함에 있어 온화함을 귀하게 여기지만, 진실로 의리를 알지 못한다면 사랑에 빠져서 그 강건함을 잃게 되니 남편의 도리가 아닙니다.
아내는 남편을 대함에 있어 유순함을 귀하게 여기지만, 진실로 正道에서 나오지 않는다면 悅樂을 탐하여 음란으로 흐르게 되니 아내의 도리가 아닙니다.
君臣 이하 父子‧兄弟‧夫婦는 모두 두 가지 덕으로 서로를 이루어주지만, 오직 시어머니가 며느리에 대해서만은 한결같이 자애롭고 따라주며, 며느리가 시어머니에 대해서만은 한결같이 순종하고 온순하게 대해야 합니다.
이는 며느리와 시어머니가 더불어 함께하는 것은 오로지 화순함을 위주로 하고 강경함을 취함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앞의 네 경우와는 다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禮의 좋은 일’이란, 이 여덟 경우의 禮가 일에 좋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한쪽으로 치우치게 되어 서로 이루어주는 아름다움이 없을 것이니, 좋은 일이 될 수 있겠습니까.
晏子의 말은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모두 알아야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 수록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