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7-3-나(按)
[臣按] 순임금이 만난 것은 지극히 섬기기 어려운 어버이였습니다. 그러나 정성을 쌓아 감동시켜서 오히려 고수로 하여금 기뻐함에 이르도록 하였으니, 하물며 완악함이 고수와 같지 않은 자에 있어서이겠습니까.
그러므로 고수가 기뻐함에 이르자 천하의 자식 된 자들이 모두 섬길 수 없는 어버이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어 각자 효도를 하는 것에 힘썼으니, 이것이 이른바 ‘천하가 교화되었다.’라는 것입니다.
옛날에 豫章先生 羅從彦이 이를 두고 “다만 천하에 옳지 않은 부모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라고 논하였는데,
諫議 陳瓘이 이를 듣고 좋게 여겨 “오직 이와 같이 생각한 뒤에야 천하의 어버이와 자식 된 자들이 안정될 것이니, 저 신하로서 임금을 시해하고 자식으로서 아비를 시해하는 것은 항상 임금과 아비가 옳지 않은 점이 있음을 보는 것에서 비롯될 뿐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아! 자신에게 죄를 돌리고 어버이를 비난하지 않는 것은 仁者와 효자의 마음이고, 어버이를 원망하고 자신을 돌아보지 않는 것은 亂臣과 賊子의 뜻입니다. 후대에 섬기기 어려운 어버이를 섬기는 자는 반드시 순임금을 귀감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