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18-12-나(안按)
[신안臣按] 석현石顯의 간특함을 사람들은 다 아는데도 오직 원제元帝만이 알지 못했기 때문에 석현은 하루아침에 들통이 나서 자신이 용납될 곳이 없을까 두려웠습니다.
이에 이러한 계략을 꾸며서 원제의 마음을 공고히 하고 사람들의 의론을 막았으니, 또한 너무도 교묘합니다.
옛날에 주군州郡에서 벼슬하며 공거貢擧를 다투는 자들이 있었는데, 갑甲이 잘못을 하면 을乙이 그때마다 이를 고자질하곤 하였습니다. 하루는 갑이 자신의 팔에 먹물을 들여 마치 문신을 한 것처럼 하였습니다.
을이 기뻐하며 대번에 이를 장리長吏에게 고하자, 장리長吏가 불러서 살펴보았는데 문신이 없었습니다. 이에 갑이 호소하기를 “을에게 무고를 당하는 것이 대개 이렇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이때부터 을의 말은 더 이상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갑이 천거되었습니다. 이것은 여항閭巷에서 서로 상대방을 밀어내는 작은 술수입니다. 그런데 석현이 이 방법을 써서 자신의 군주를 속였는데도 원제가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였으니, 아, 개탄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