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24-2-나(안按)
[신안臣按] 이 당시에 건신군建信君이 미색으로 효성왕孝成王에게 총애를 받았으니, 객이 이른바 ‘총신과 측근으로 있는 사람 및 배우‧총애하는 사람‧내시’는 아마도 건신군을 가리켜 말했을 것입니다.
뽕나무 속에 좀이 슬면 울퉁불퉁한 모습이 겉으로 나타나니, 마치 사람이 몸속에 병이 들면 종기가 밖으로 나는 것과 같습니다.
총신 및 아첨하여 총애받는 무리가 임금의 곁에 매우 가까이 있으면서 임금의 마음을 미혹시키는 것이니, 임금의 마음이 안에서 좀이 슬면 언행의 흠과 정사政事의 잘못이 뚜렷하게 겉으로 드러나 덮을 수 없습니다.
무릇 임금의 덕이 청명하면 사사로운 청탁이 받아들여지지 못합니다. 오로지 임금이 술에 탐닉하여 심지心志가 어두워지고 황폐해지면 소인이 그 틈을 타 바라는 것을 얻어냅니다.
그리하여 이미 안에서 얻어내고 나면 대신이 밖에서 법을 왜곡시켜 그를 따르니, 이는 불충하고 부정한 대신이 대체로 임금의 측근과 서로 표리 관계를 이루기 때문입니다.
해와 달이 밝더라도 두꺼비가 달을 먹는 것은, 임금이 명철하더라도 측근에서 총애를 받는 소인이 임금을 해칠 수 있음을 비유한 것이니, 이는 모두 재앙이 안에 잠복해 있는데도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보통 사람들의 일반적인 마음은 증오하는 대상에게는 삼가 방비를 하고 총애하는 대상에게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아 대비하는 것이 없으니, 화란의 싹이 종종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대상에서 시작됨을 모르는 것입니다.
原注
제 환공齊 桓公이 강한 초楚나라를 복종시킬 수 있었는데도 결과적으로는 제나라를 혼란에 빠뜨린 것은 세 근신近臣이었고 초나라가 아니었으며, 진 시황秦 始皇이 강성한 호胡를 무너뜨릴 수 있었는데도 결과적으로는 진나라를 멸망시킨 것은 중차부령 조고中車府令 趙高였고 호가 아니었습니다.
두꺼비가 달을 먹는 것은 옛날에 그러한 말이 있었는데 월식이 일어나는 것은 애초에 이 때문이 아닙니다. 객이 오로지 이 이야기를 빌려 효성왕의 마음을 깨우쳐서,
왕의 측근이 왕에게 몸을 의탁하면서도 왕에게 화를 끼칠 수 있는 것이, 마치 두꺼비가 달에 몸을 의탁하면서도 달을 먹을 수 있는 것과 같다는 점을 알게 하고자 한 것뿐입니다.
객의 말이 지극히 간절하고 그가 인용한 비유가 매우 절실하니 임금 된 이가 이 말을 살필 때 두려워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