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19-1-나(按)
臣
은 按 隋煬
이 不道
하여 罪浮於紂而蘊‧矩‧世基諸臣
은 則其
‧
也
라
然今考之컨대 蘊等所以眩惑其君者가 初亡它技요 一惟逢迎上意而已라
知帝之耽嗜音樂也則請括天下散樂百戱하여 集于京師하여 樂工이 至三萬餘人하니
於是에 帝之心이 蕩於鄭‧衛哇淫之聲而流連酣宴이 無有窮極矣요
知帝之好大喜功也則謂西域諸國이 富於珍寶하니 請招而誘之하여 使入朝覲而渾‧厥을 可平이라한대
於是에 帝之心이 慨然欲爲秦皇‧漢武之事而中國이 疲弊하여 日趨於亡矣요
原注
19-1-나(안按)
[신안臣按] 수 양제隋 煬帝가 무도하여 죄가 주왕紂王보다 컸고 배온裵蘊, 배구裵矩, 우세기虞世基 등의 신하들은 바로 비렴飛廉‧악래惡來와 같은 간신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상고해보건대 배온 등이 자신의 군주를 현혹한 방법은 애당초 별다른 기술이 없었고 하나같이 양제의 의중에 영합하였을 뿐입니다.
양제가 음악을 매우 좋아한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천하의 산악散樂과 백희百戱를 모아 경사京師에 집결시키도록 청하여 악공樂工이 3만여 명에 이르렀습니다.
그리하여 양제의 마음이 정鄭‧위衛의 비속하고 음란한 음악에 방탕해져 유락遊樂에 탐닉하고 주연酒宴이 끝이 없었습니다.
양제가 공적을 세우길 매우 좋아한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서역西域의 여러 나라가 진귀한 보화가 많으니 그들을 불러서 꾀어 들어와 조근朝覲하도록 하면 토욕혼吐谷渾과 돌궐突厥을 평정할 수 있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양제의 마음이 꿈에 부풀어 진 시황제秦 始皇帝와 한 무제漢 武帝의 사업을 행하고자 하자 중국中國이 피폐해져 날이 갈수록 망국으로 치달렸습니다.
原注
설도형薛道衡이 올린 〈고조문황제송高祖文皇帝頌〉에 풍자의 의도가 있다는 데 양제가 노한 것을 알아채고는 그의 죄를 얽어서 말하기를 “그의 본심을 따져보면 실로 패역죄에 해당합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양제가 과연 기뻐하며 말하기를 “공이 그를 패역죄로 논죄한 것은 짐의 마음을 매우 잘 이해한 것이다.”라고 하였으니, 배온이 자기가 미워하는 사람을 제거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양제가 정사에 게을러진 것을 알고는 5일에 한 번 조당에 나아가 정무를 볼 것을 권하여 말하기를 “고조께서 공연히 스스로를 수고롭고 고생스럽게 한 것을 본받지 마십시오.”라고 하였습니다.
양제가 과연 이를 기뻐하며 말하기를 ‘오직 곽연郭衍만이 내 마음과 같다.’라고 하였으니, 곽연이 자신이 하고자 하는 바에 따랐기 때문입니다.
原注
뒤에 도적이 사방에서 봉기했을 때 양제의 뜻이 특히 도적의 정황에 대해 듣기 싫어한다는 것을 알고는 사방에서 오는 표주表奏를 눌러두고 줄여서 전하지 않고 말하기를 “천하 어디에 이처럼 많은 도적이 있겠습니까!”라고 하였으며, “쥐와 개가 훔치는 정도의 좀도둑들이라서 장차 전부 섬멸될 것입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이에 양제가 우세기의 말에 현혹되어 소위蘇威에게 성을 내고 양의신楊義臣에게 의심을 품었고 원선달元善達에게 이를 갈아 도적이 더욱 창궐하여 다시는 제압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한두 해가 못 되어 수隋나라가 마침내 이로써 망하였습니다.
간신들이 이를 행한 이유를 따져보면 총애와 봉록을 지키고자 했을 뿐인데, 그러나 나라가 망하고 나면 자신들도 몸 둘 곳이 없어진다는 것을 알지 못하였습니다. 어떻게 총애와 봉록을 지킬 수 있겠습니까?
原注
몇몇 간신들을 가지고 논해보면 우세기虞世基라는 자는 또 간교한 신하 중의 으뜸이고 아첨하는 신하 중의 우두머리입니다.
그러므로 위징魏徵이 일찍이 “양 무제梁 武帝가 주이朱异만을 믿다가 대성臺城의 치욕을 당했고 수 양제隋 煬帝가 우세기만 믿다가 강도江都의 재앙을 당하였다.”라고 하였습니다.
저 두 임금이 이들을 신뢰한 이유는 그들이 자신의 욕망에 맞춰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찌 그들이 자신에게 맞춰주는 것이 자신을 해칠 뿐임을 누가 알았겠습니까.
옛날에 이윤伊尹이 태갑太甲에게 아뢰기를 “어떤 말이 당신의 마음에 거슬리거든 반드시 도리에 맞는지 따져보고, 어떤 말이 당신의 뜻에 순종하거든 반드시 도리에 맞지 않는 것이 아닌지 살펴보아야 합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이는 충언忠言과 지론至論이 자주 임금의 마음을 거스르지만 이치에 헤아려보아 부합한다면 비록 자기의 뜻에 거스르더라도 따라야 하고,
간언姦言과 사설邪說은 자주 임금의 뜻에 맞지만 이치에 헤아려보아 도리에 어긋난다면 비록 뜻에 부합하더라도 살펴야 합니다.
임금이 이를 알면 임금의 마음을 헤아려 영합하는 간사함이 목적을 성취할 수 없고 임금의 의중을 엿보는 계략이 행해질 곳이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