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14-4-나(안按)
[신안臣按] 순경荀卿이 ‘수粹(순수하다)’‧‘박駁(섞이다)’라는 두 글자를 가지고 왕도와 패도의 분기점으로 삼았으니, 또한 말을 아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체로 순수하게 인의에서 나오는 것은 왕도이고, 인仁하지만 불인不仁한 것이 섞였으며 의롭지만 불의不義한 것이 섞인 것은 패도입니다.
왕도는 도덕에 순수하고 패도는 공리功利가 섞였으니 이것이 왕도와 패도가 다른 이유입니다. 순경이 왕도와 패도를 논한 것은 한둘이 아니지만 유독 이 말이 이치에 합당합니다.
그 나머지 예컨대 ‘예를 숭상하고 현인을 존숭하는 것[융례존현隆禮尊賢]’, ‘법을 중히 여기고 백성을 사랑하는 것[중법애민重法愛民]’과 같은 구분 및 ‘날마다 신중히 하는 것[경일敬日]’, ‘철마다 신중히 하는 것[경시敬時]’과 같은 구분들은 모두 옳지 않으므로 취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