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11-5-나4(朱)
어떤 이가 ‘中和’의 뜻에 대해 묻자, 朱熹가 말하였다. “하늘이 명한 性은 만 가지 이치가 여기에 갖춰져 있다.
기쁨[喜]‧노여움[怒]‧슬픔[哀]‧즐거움[樂]이 각각 도리에 맞는 것이 있으니 아직 발현하지 않았을 때에는 渾然히 中에 있어서 편벽되거나 치우치는 것이 없으므로 ‘中’이라 하고, 그것이 발현했을 때 모두 그 도리에 맞게 되어 어긋나거나 잘못된 것이 없으므로 이를 ‘和’라고 한다.
‘中’이라고 이른 것은 性의 德을 형상한 것이니, 道의 體이다. 中은 천지 만물의 이치가 포괄되지 않는 것이 없으니 이 때문에 ‘천하의 큰 근본[天下之大本]’이라고 이른다.
‘和’라고 이른 것은 情의 올바름을 드러낸 것이니, 道의 用이다. 和는 고금의 사람과 사물이 공통적으로 따르는 것이니 이 때문에 ‘천하의 공통된 道[天下之達道]’라고 이른다.
原注
대개 하늘이 명한 性이 순수하고 지극히 선하여 인심에 갖추어져 있는 것은 그 體‧用의 완전함이 본래 모두 이와 같기 때문에 聖人이라고 더하고 愚人이라고 덜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고요한 때에 이를 보존할 줄 알지 못하면 天理가 어두워져 큰 근본이 확립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動하는 때에 이를 절제할 줄 모르면 人欲이 부려져서 공통된 道가 행해지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오직 君子만이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때부터 경계하고 삼가며 두려워하고 조심하기를 더욱 엄히 하고 공경히 하여 털끝만큼도 편벽되거나 치우치는 것이 없어서 이를 지켜 항상 잃지 않는 데까지 이르게 되면 그 中을 미루어 지극히 하여 ‘큰 근본[大本]’이 확립되는 것이 날로 더욱 견고해질 것이다.
특히 어둡고 작아서 자기 혼자만 아는 때에 그 선악의 기미를 삼가는 것이 더욱 정교하고 치밀하여 털끝만큼도 어긋나거나 잘못되는 것이 없도록 하여 이를 행하여 항상 어기지 않는 데까지 이르게 되면 그 和를 미루어 지극히 하여 ‘공통된 道[達道]’가 행해지는 것이 날로 더욱 넓어질 것이다.
原注
‘致’는 힘을 써서 미루어 지극히 하여 지극한 경지까지 완전히 다하는 것을 말하니, 이를 미루어 지극히 하여 그 지극한 경지를 완전히 다하여 아직 발현하지 않아 고요한 때에 잠깐 동안이라도 中하지 않은 것이 없게 되면 나의 마음이 바르게 되어 천지의 마음도 바르게 된다.
때문에 陰陽과 動靜이 각각 제자리에 그쳐 천지가 이에 자리를 편안히 하게 된다. 발현하여 동하는 때에 한 가지 일이라도 和하지 않은 것이 없게 되면 나의 氣가 순하게 되어 천지의 氣도 순하게 된다.
때문에 천지 사이에 和한 기운이 빈틈없이 가득 채워져서 기쁨이 서로 통하여 만물이 이에 잘 길러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