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9-20-나(按)
[臣按] 皐陶가 舜임금에 이어서 노래를 부르자 순임금이 절을 하였고, 益이 善言을 아뢰자 禹가 절을 하였으며, 周公이 점괘를 바치자 成王이 절을 하였으니,
옛날 聖明한 제왕들이 자신의 신하를 예로써 대우했던 것이 대체로 이와 같았습니다. 그런데 秦나라 이후로 군왕을 높이고 신하를 낮추는 禮가 날로 더 심해져,
이에 임금이 신하에 대해서 다만 ‘관직과 지위로 충분히 구속할 수 있으며, 녹봉과 이익으로 충분히 고무시킬 수 있으니, 신하는 나에게 바라는 것이 없을 수 없겠지만 나는 신하들에게 기대지 않아도 된다.’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임금은 오만하게 위에서 자신을 높이기를 마치 친근히 할 수 없는 천지신명처럼 하고, 신하는 공손하게 아래에서 자신을 낮추기를 마치 오직 뒤쳐질까 두려워하며 달려가는 종복처럼 낮추어서,
상하간의 정이 날로 괴리되어 혼란과 멸망의 재앙이 닥쳤으니, 《주역》에서 이른바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소통하지 않아 천하에 나라가 없다.”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신하 부리기를 예로써 하라.’는 공자의 말로 인하여, 위로는 周나라 때의 詩를 인용하고 아래로는 賈誼의 論을 언급함으로써, 임금이 신하를 대우함에 예로써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보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