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臣
은 先儒之說
에 以爲
觀其志而奉承之
하고 父沒
에 能觀其行而繼述之
하고 라하니
夫父之道善者는 當守之終身이어니와 不善者는 當亟改之니 何三年之有리오
意其所謂三年無改者는 必在所當改而可以未改라 故不忍於遽改耳라
若不顧事理之重輕하고 於茹哀銜恤之中에 而改其所可未改者하여 無復謹重之心則於事에 未必有益而於孝則大有虧矣니
孔子之言
이 蓋必有爲而發
이라 爲人子者
가 處此
에 其所遇而以義制之
가 可也
라
武王
이 繼文王之志則終身無改者也
요 이 承
之烈則不待三年而改者也
니
若可繼가 雖不若文而當改가 又不如厲則孔子之所謂三年無改者也라
二十七月之期가 迅若奔電하니 人子가 於此에 惟盡追慕之誠하고 姑泯改爲之迹이 不亦善乎아
原注
【臣按】 先儒의 설에 “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에는 그 뜻을 제대로 살펴 받들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에는 그 행실을 제대로 살펴 계승하며”, “또 반드시 3년 동안은 아버지가 하던 방식을 바꾸는 일이 없어야 孝라고 할 수 있다.”라고 하였습니다.
아버지가 해오던 방식 가운데 좋은 것은 당연히 죽을 때까지 지켜가야 하겠지만 좋지 못한 것은 빨리 바꾸어야 마땅하니 어찌 3년을 기다릴 필요가 있겠습니까.
생각건대 이른바 “3년 동안 바꾸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것은, 반드시 바꾸어야 할 입장이기는 해도 당장 서둘러 바꾸지 않아도 되는 것이기에 서둘러 바꾸는 일을 차마 하지 못한다는 뜻일 것입니다.
만약 사리의 輕重을 따지지 않은 채 슬픔과 근심에 잠긴 喪中에 굳이 서둘러 바꾸지 않아도 되는 것을 기어이 바꾸어 더 이상 삼가고 신중히 하는 마음이 없다면, 일에 있어서도 반드시 유익하다고는 볼 수 없고 효도라는 면에서도 크게 흠결이 있는 것입니다.
孔子의 말은 필시 이유가 있어서 나온 말일 것이니, 자식 된 자들이 이런 상황에 처했을 때 각자 직면한 상황에 따라 의리에 맞게 행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武王이 文王의 뜻을 계승하는 경우라면 죽을 때까지 바꿀 것이 없겠지만 宣王이 厲王의 해독을 계승하는 경우라면 굳이 3년을 기다릴 것도 없이 바꾸어야 할 것입니다.
계승할 만한 것이 비록 문왕 정도는 못 되더라도 바꾸어야 할 것이 여왕 같은 경우만 아니라면, 공자가 말한 이른바 “3년 동안 바꾸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데에 해당된다 하겠습니다.
27개월의 喪期는 번개처럼 빨리 지나가는 법이니, 자식이 이 기간 동안에 오직 돌아가신 분에 대한 추모의 정성을 다하고 우선 그 방식을 바꿀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역시 좋은 일이 아니겠습니까.
신이 이 때문에 미루어 밝혀서 先聖이 말하지 않은 숨은 뜻까지 확대하여 말씀드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