伏
玖月拾伍日尙書省箚子
하니 爲臣具奏乞投進所撰大學衍義
하여 奉聖旨
하니 令疾速投進者
라
欲獻
에 誤蒙天語之溫
하니 以十年纂輯之餘
로 欣一旦遭逢之幸
하노이다
惟大學設八條之敎
하여 爲人君立萬世之程
하니 首之以格物致知
하여 示窮理乃正心之本
하고 推之
齊家治國
하여 見修己爲及物之原
하니
曾子之傳이 獨得其宗하고 程氏以來에 大明厥旨러니 迨師儒之繼出하여 有章句之昭垂하니
謂淵源遠矣라 實東魯敎人之微言이요 而綱目粲然하니 迺南面臨民之要道라
曩叨侍從論思之列하여 適當姦諛蒙蔽之時호니 念將開廣於聰明인댄 惟有發揮於經術이라
使吾君之心
으로 炳如白日
하여 於天下之理
에 洞若秋毫
면 이리오
不量菲薄
하여 欲效編摩
러니 遽罹
하여 徒結九重之戀
이어니이다
畎畒不忘君
하니 每惓惓於報上
이요 藩
皆置筆
하니 幾矻矻以窮年
고
首剟聖賢性命道德之言하고 旁采古今治亂安危之迹호대 必提其要하여 皆聚此書하니
凡諸老先生之講明을 粗加該括하고 於君子小人之情狀에 尤極形容하니 載瞻海嶽之崇深하고 期效涓埃之裨補하노이다
玆蓋恭遇皇帝陛下
가 하시며 日就月將
하사 於緝熙單厥心
하시니 基命
이 遹隆於成后
하시고 念終始典于學
하시니 遜志克邁於商宗
하사
方將切磋琢磨而篤於自修
하시고 하사 事欲明於本末
하시며 適
成編
하여 冒
淸燕
하노이다
止其所止하사 願益加止善之功하시고 新以又新하사 更推作新民之化하소서
臣所撰到大學衍義肆拾參卷幷目錄共成貳拾參帙을 用黄羅夾複封全하여 謹隨表上進以聞하노이다
삼가 9월 15일자 상서성尙書省에서 보내온 차자箚子를 받아보니 신이 상주문上奏文을 갖추어 신이 찬집한 《대학연의大學衍義》를 바칠 수 있도록 청한 것에 대해 성지聖旨를 받았는데, “속히 올리도록 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삼가 생각건대 이 책을 찬집하기 위해 신이 비록 부지런히 힘썼다고는 하나, 어찌 성경聖經의 깊은 뜻에 보탬이 되겠습니까.
보잘것없는 책을 바치려고 했던 것이었는데, 외람되이 성상의 따뜻한 말씀을 듣게 되니 십 년 동안 찬집한 결과를 가지고 하루아침에 지우知遇를 얻은 요행에 기뻐합니다.
오직 《대학大學》만이 팔조목八條目의 가르침을 세워 임금을 위해 만세萬世의 길을 세웠으니, 격물格物과 치지致知를 첫머리에 두어서 사물의 이치를 궁구하는 것이 정심正心의 근본임을 제시하였고, 제가齊家와 치국治國에 미루어 적용해서 자신을 수양하는 것이 사물에 나아가는 근원임을 보였습니다.
증자曾子가 전한 것만이 그 종지를 얻었고 정자程子 이후로 그 뜻을 크게 밝혔는데, 경사經師들이 계속 이어 나와 장구章句의 뜻이 분명히 전해지게 되었습니다.
신이 젊어서 가슴에 새겨두어 늘그막에 의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연원이 심원하니 실로 노魯나라 공자孔子가 사람들을 가르쳤던 은미한 말이요, 강綱과 목目이 분명하니 바로 임금이 백성을 대하는 중요한 방도라 하겠습니다.
일전에 외람되이 시종신侍從臣으로 성상과 학문을 토론하는 지위에 있었는데, 마침 간사하고 아첨하는 이가 성상의 총명을 가리는 때를 만나게 되니, ‘장차 밝으신 성상을 넓히고 열어주고자 한다면 오직 경술經術에 천발闡發함이 있어야 한다.
만일 우리 임금님의 마음이 백일白日처럼 밝아 천하의 이치를 통찰함에 추호秋毫에까지 이른다면, 비록 공공共工과 환도驩兜 같은 간사한 무리가 요堯임금과 같은 성왕聖王의 조정에 뒤섞여 나오더라도 어찌 이매魑魅가 우정禹鼎을 피할 수 있겠는가.’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제 자신의 보잘것없음을 헤아리지 않고서 엮은 책을 바치고자 하였는데, 갑자기 계속되는 참소를 만나게 되어 다만 성상을 사모하는 마음만 갖게 되었습니다.
이왕 벼슬에서 물러나 한가함을 얻게 되었기에 이 기회에 마음을 다하여 궁구하였습니다.
초야에서도 임금을 잊지 못하였으니 늘 성상께 보답하기만을 생각하였고, 담장과 울타리에도 필기구를 놓아두었으니 이 일로 종종거리며 해를 마친 것이 몇 년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첫머리에 성현聖賢의 성명性命과 도덕道德의 말을 엮고 고금의 치란治亂과 안위安危의 사적事蹟을 두루 채집하되 반드시 그 요점을 들어 모두 이 책에 모았습니다.
여러 노선생老先生들이 강해講解하여 밝힌 것을 그럭저럭 다 모으고 군자와 소인의 정상情狀에는 더욱 극진히 형용하였으니, 바다같이 깊고 산과 같이 높은 성상을 우러러보며 미약하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이에 삼가 황제폐하께서 새로 천명天命을 받아 일취월장하시어, 아, 그 마음을 계속 밝히기를 한결같이 하시니, 새로 명을 받음은 주周나라 성왕成王보다 훌륭하시고 언제나 학문에 전념하시니 뜻을 겸손히 함은 상商나라 고종高宗보다도 더 뛰어나십니다.
이제 막 절차탁마하여 스스로 수양함에 독실하게 하시고, 일정하고 안정되고 편안하고 사려가 깊어지고서 그칠 곳을 얻을 수 있는 경지에 나아가, 일은 본말本末을 밝히고자 하고 이치는 정조精粗를 꿰뚫고자 하시는 때에 마침 책이 완성되어 성상께 바칩니다.
그쳐야 할 곳에서 그치셔서 선善에 그치는 공효를 더하시고, 날로 더욱 새롭게 하여 더욱 미루어서 백성을 새롭게 하는 교화를 진작하소서.
신이 성상의 위엄을 범하였으니, 너무도 두려운 마음 금할 수 없습니다.
신이 지은 《대학연의》 43권과 목록까지 합하여 모두 23책을 황색 비단으로 겉을 두 번 싸서 온전히 밀봉하여 삼가 표表와 함께 바칩니다.
신臣 덕수德秀는 황공하여 머리를 조아리고 삼가 아룁니다.
단평端平 원년(1234) 10월 모일에 한림학사翰林學士 중봉대부中奉大夫 지제고겸시독知制誥兼侍讀 포성현개국자浦城縣開國子 식읍오백호食邑五百戶 사자금어대賜紫金魚袋 신 진덕수는 표表를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