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2-가 조趙나라 효성왕孝成王 때 어떤 객이 효성왕을 알현하고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세상에 이른바 ‘상옹桑雍’이라는 것이 있는데注+‘옹雍’은 ‘옹癰(종기)’과 같다. 뽕나무 속에 좀이 슬었는데 나타나면 겉이 울퉁불퉁하여 마치 사람에게 종기가 난 것과 같다. 왕께서는 아십니까?” 효성왕이 말하였다. “들어본 적이 없다.”
객이 말하였다.注+‘왈曰’ 이하는 객의 말이다. “이른바 ‘상옹’이라는 것은 아첨하는注+‘벽辟’은 음이 ‘벽僻(벽)’이다. 측근의 사람 및 배우‧총애하는 사람‧내시입니다.注+‘우優’는 배우를 말한다. ‘애愛’는 왕이 총애하는 사람을 말한다. ‘유자孺子’는 내시의 부류이다. 이자들은 모두 왕이 취하여 정신이 흐린 틈을 타서 원하는 것을 왕에게 얻어낼 수 있는 자들입니다.
이들이 안에서 얻어낼 수 있으면 대신이 그들을 위하여 밖에서 법을 왜곡시킵니다.注+‘왕枉’은 ‘굴屈(굽히다)’과 같다. 그러므로 해와 달이 밖으로 빛을 발하고 있으나 해와 달을 해치는 것은 안에 있으니,注+세상 사람들은 두꺼비가 달을 먹는다고 한다. 미워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삼가 대비하지만 재앙은 총애하는 사람에게서 나옵니다.”
역주2趙孝成王 :
?~기원전 245(재위 기원전 265~기원전 245). 전국시대 趙나라 8대 임금으로, 이름은 丹이다. 기원전 259년에는 長平을 지키던 대장을 廉頗에서 趙括로 교체하는 바람에 秦나라에게 40여만 대군을 잃는 참패를 겪었다. 이를 계기로 조나라의 국력이 크게 기울었다.
역주3便辟 :
蔡沈의 《書集傳》 〈冏命(경명)〉 주석에 “便은 남이 하고 싶은 바를 따라주는 것이다. 辟은 남이 싫어하는 바를 피해주는 것이다.[便者 順人之所欲 辟者 避人之所惡]”라는 내용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