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臣按】 程頤의 傳에 이르기를 “아들이 아버지의 일을 주관하는 방도는, 그 일을 감당할 수 있으면 훌륭한 아들을 둔 것이 되어 아버지에게 허물이 없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아버지에게 누가 된다.
그러므로 반드시 두려워하고 조심하면 끝내 길함을 얻게 된다.”라고 하였습니다.
신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周易》에서 비록 자식의 도리를 통틀어서 말하기는 하였으나 왕에게 있어 祖考의 業을 계승하는 것은 일을 주관하는 것 중에서도 더욱 큰 것입니다.
참으로 공경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을 잊어서 혹여 업신여기고 무시하는 마음이 싹튼다면 끝내 흉하게 될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唐나라의 玄宗과 憲宗이 즉위한 초기에는 정사에 법도와 조리가 있어 제왕의 업을 중흥하니 祖考가 이에 빛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뒤에 뜻이 교만해지고 태만해져서 차츰차츰 이에 젖어들어 좋은 결말을 맺지 못하였으니, 길함을 뒤집어서 흉함으로 만든 것입니다.
길함과 흉함의 나뉨이 공경과 교만의 다름으로 말미암으니, 소홀히 할 수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