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臣按】 임금의 학문은 자신을 수양하고 남을 다스리는 데 지나지 않습니다.
元帝는 이 두 가지에 대해 온 마음을 기울인 적이 없고, 좋아하는 것이라고는 글씨와 음률에 대한 일이었습니다.
비록 그 정묘함을 극진히 하였다지만 胥吏들의 잗단 기능이요 樂工의 말단 기예였을 뿐이니, 이것이 어찌 임금의 大道이겠습니까.
옛날에 顏淵이 나라를 다스리는 방법에 대해 질문하자, 孔夫子는 鄭나라의 음악을 배척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지금 원제가 좋아한 것이 퉁소를 불고 직접 작곡하는 것이었으니, 바로 이른바 ‘정나라의 음악’이라는 것입니다.
先儒가 말하기를 “그 소리가 구슬프고 사람의 생각으로 하여금 헤어나지 못하게 하여 태만함‧게으름‧교만함‧음란함이 모두 여기에서 나온다.”라고 하였습니다.
원제는 자질이 본래 굳세고 명철한 사람이 아닌데 또 이러한 기호까지 가지고 있었으니, 그 의지와 기개가 쇠퇴해지는 것이 날로 더욱 심해지게 된 것입니다.
원제가 文辭에 이끌려서 우유부단하여 마침내 漢나라 왕실이 망하는 禍의 바탕이 된 것도 당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