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或者가 見宣王以羊易牛하고 謂其出於貪吝이로되 而孟子가 獨曰 是心이 足以王矣라하시니
所以警覺宣王하여 使知只此一心이 便足以王天下라 其所指示가 亦精切矣어늘 而宣王이 猶不悟本心之所以然也라
於是에 孟子가 復曰 無傷也라 是乃仁術也라하시니 是又警覺宣王하여 使知前日以羊易牛가 是乃行仁之術이니
術은 謂法之巧者라 蓋處事를 不可無法이니 雖有此心이나 而無法以處之면 則亦徒善而已라
朱熹
가 謂
가 同生而異類
라 故用之以禮
나 而不忍之心
은 施於見聞之所及
이라
其所以遠庖廚者는 亦以預養此心而廣爲仁之術也라하니이다
原注
老老幼幼而下則告宣王以行仁之序也라 聖人之視天下가 莫不欲歸吾仁而其行則自近始라
故親親而仁民하고 仁民而愛物하나니 其序를 不可紊也라
敬吾父兄하며 慈吾子弟는 所謂親親也요 推之以及人之父兄子弟는 所謂仁民也니
由是로 達之於天下하여 雖昆蟲草木이나 無不被其澤者는 不過擧此之心하여 加諸彼而已라
推恩足以保四海는 此心이 流行하여 雖遠必曁也요 不推恩無以保妻子는 此心이 壅遏하여 雖近不周也라
由親以及民하고 由民以及物은 此가 古人之善推也요 能及物而不能及民은 此가 宣王之不善推也라
原注
14-1-나(
안按)
[
신안臣按]
오패五霸 가운데
제 환공齊 桓公과
진 문공晉 文公이 가장 강성하였기
注+‘오패五覇’는 제 환공齊 桓公‧진 문공晉 文公‧진 목공秦 穆公‧초 장왕楚 莊王‧송 양공宋 襄公인데, 모두 춘추시대 열국列國의 임금으로서 제후들에게 패자가 된 이들이다. 때문에
제 선왕齊 宣王이 그들의
사적事績을 들어보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맹자가 다만 중니仲尼의 문도들 중에는 그것을 말하는 이가 없다고 한 것은 제 선왕이 패자霸者의 공업功業을 선망羨望하는 뜻을 강하게 저지하여 왕도로 나아가게 하고자 한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왕도를 매우 고원高遠하여 행하기 어렵다고 여겼는데 맹자는 한마디로 단언하기를 “백성을 안정시키고서 왕도를 행한다.”라고 하였습니다. ‘안정시키다[보保]’라고 하는 것은 애호하고 양육한다는 뜻이니, 《서경書經》에 이른바 “갓난아이를 보호하듯이 하라.[약보적자若保赤子]”라는 것이 이것입니다.
왕도는 백성을 안정시키는 것에서 벗어나지 않고, 백성을 안정시키는 것은 또 이러한 마음에서 벗어나지 않으니, 제 선왕이 소를 사랑하여 차마 죽이지 못하는 마음에 근거하여 그가 무난하게 백성을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을 안 것입니다.
原注
어떤 이가, 제 선왕이 소를 양으로 바꾸는 것을 보고 그것이 탐욕과 인색함에서 비롯되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맹자는 유독 “이러한 마음이 충분히 왕도를 행할 수 있습니다.”라고 하였으니,
제 선왕을 경각警覺시켜 오로지 이 한 마음이 바로 충분히 천하에 왕도를 행할 수 있음을 알게 한 것입니다. 맹자가 가르쳐준 것이 또한 정밀하고 절실하였는데 제 선왕은 여전히 본마음이 그러한 이유를 깨닫지 못하였습니다.
이에 맹자가 다시 말하기를, “문제 될 것이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인仁을 행하는 요령要領입니다.”라고 하였으니, 이는 또 제 선왕을 경각시켜 전날 소를 양으로 교체한 것이 바로 인을 행하는 요령이라는 것을 알게 한 것입니다.
요령은 정교한 방법을 말합니다. 일을 처리하는 데 있어 방법이 없어서는 안 되니, 비록 이러한 마음이 있더라도 마음을 처리할 방법이 없다면 또한 그저 선하기만 한 것일 뿐입니다.
주희朱熹가 말하기를, “인간과 짐승이 생명이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종류에 있어서는 다르다. 그러므로 인간이 짐승을 예禮에 맞게 쓰면서도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은 시각과 청각이 닿는 영역에서 발휘된다.
군자가 푸줏간을 멀리하는 까닭은 또한 이러한 마음을 미리 키워서 인을 행하는 요령을 확대하려는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原注
제 선왕이 이 말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맹자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준 것에 대해 기뻐하였으나 또한 왕도가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몰랐습니다.
그러자 맹자는 다시 깃털 하나를 못 든다는 비유와 수레에 가득 실은 땔나무를 못 본다는 비유를 들어 사물을 사랑하기는 어렵고 백성을 사랑하기는 쉽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제 선왕이 능히 어려운 일은 해내고서 도리어 쉬운 일을 못한 것은 어째서이겠습니까?
장식張栻의 다음과 같은 설명이 훌륭합니다. “제 선왕이 소를 보고서 차마 죽이지 못한 것은 가려진 것이 없었으므로 사물을 사랑하는 단서가 발현된 것이며,
그가 백성들에게까지 은택을 미루어나가지 못한 것은 가려진 것이 있어 백성을 사랑하는 이치가 드러나지 않은 것이다.” 이 말이 제 선왕의 문제점을 충분히 짚어냈습니다.
原注
“나의 부형을 부형으로 공경하고 나의 자제를 자제로 사랑한다.[노로유유老老幼幼]”라는 말 이하는 제 선왕에게 인仁을 실천하는 단계를 일러준 것입니다. 성인이 천하 사람들을 보는 데 있어서 나의 인仁으로 귀의하게 하고 싶지 않은 것이 없지만 그 실행은 가까운 데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그러므로 친족을 친히 하고서 백성을 사랑하며 백성을 사랑하고서 사물을 아끼는 것이니, 그 단계를 어지럽혀서는 안 됩니다.
나의 부형을 공경하며 나의 자제를 사랑하는 것은 이른바 ‘친족을 친히 하는 것[친친親親]’이며, 이를 미루어 남의 부형과 자제에게 미치는 것은 이른바 ‘백성을 사랑하는 것[인민仁民]’이니,
이러한 단계에 따라 천하 사람들에게까지 펴나가서 비록 벌레와 초목이라 할지라도 그 은택을 입지 않는 게 없는 것은 이러한 마음을 들어 저기에 베푸는 데 불과할 뿐이기 때문입니다.
은택을 미루어나가면 충분히 천하를 보전할 수 있는 것은 이러한 마음이 흘러가서 비록 멀더라도 반드시 도달하기 때문이며, 은택을 미루어나가지 못하면 처자식조차 보전하지 못하는 것은 이러한 마음이 막혀서 비록 가깝더라도 두루 미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친족에서부터 백성에게 미치고 백성에서부터 사물에 미쳤던 것은 옛사람들이 잘 확대해나갔기 때문이며, 사물에는 능히 미치고도 백성에게 미치지 못했던 것은 제 선왕이 잘 미루어나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原注
“훌륭한 정사를 펴고 인을 베푼다.[발정시인發政施仁]”라는 말 이하는 제 선왕에게 백성을 보호하는 실제를 일러준 것입니다. 그 조목은, 현인을 임용하여 선비들로 하여금 조정에서 벼슬하는 것을 즐거워하게 하며,
부세賦稅를 가볍게 하여 농민들로 하여금 전야田野에서 경작하는 것을 즐거워하게 하며, 세금 징수를 줄여 상인들이 시장에서 장사하는 것을 즐거워하게 하며, 나그네들이 길에 다니는 것을 즐거워하게 하는 것에 불과하니, 이른바 왕도라는 것이 대체로 이러합니다.
어찌 매우 고원高遠하여 행하기 어려운 것이 있겠습니까. 제 선왕이 끝내 깨닫지 못한 것이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