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13-7-나(按)
[臣按] 光武帝가 한나라를 中興시킬 때 이보다 앞서 赤伏符를 가지고 와서 바친 자가 있었는데,
注+‘赤伏符’는 圖讖書의 이름이다.
광무제가 이에 그 내용을 독실하게 믿어 처음에 이에 따라 三公을 임명했고 또 이에 따라 郊祀를 정했고 끝으로 이에 따라 봉선을 결정하였으니 六經은 先王의 格言이고 讖緯는 末世의 邪說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던 것입니다.
張衡이 圖讖은 哀帝와 平帝의 연간에 일어났다고 하였는데 그의 말이 옳습니다. 新나라 王莽이 섭정할 때 符命를 가탁하여 뭇사람들의 이목을 현혹시켜 이를 계기로 자신의 찬탈하려는 계획을 실행하였습니다.
그런데 광무제가 新나라를 誅伐하고 한나라를 부흥시키니 그 참위서를 없애서 화의 근원을 끊어버리는 것이 옳았음에도 도리어 赤伏符가 잘 들어맞는다는 이유로 신봉하고 드러내 밝혔습니다.
저 異端 가운데 몇몇이 어찌 간혹 들어맞는 것이 없겠습니까. 결코 六經의 法言이 아니며 先王의 正道가 아니기 때문에 劉歆이 이를 보고 이름을 고친 것이며
公孫述이 이를 이용하여 참람되게 반역한 것이니 이는 亂臣賊子의 마음을 열어주기에 충분할 뿐입니다. 과연 世敎에 무슨 보탬이 되었습니까.
광무제가 도참을 좋아하면서부터 東漢의 儒者치고 도참을 傳習하지 않는 경우가 드물어서 이를 인용하여 경전을 해석하는 데에까지 이르렀으니 황당무계함이 심한데, 후대의 正義를 지은 이가 다시 이를 祖述하였습니다.
그러므로 先朝의 명신인 歐陽脩가 儒臣에게 九經의 注疏를 모조리 가져다가 讖緯의 내용을 삭제하도록 명할 것을 청하였으니, 도참이 도를 해치기 때문입니다.
正道를 부지하는 데 뜻을 둔 聖明한 군주가 참으로 구양수의 말을 취하여 시행한다면 보탬이 되는 것이 많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