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臣按】 文王의 ‘宅厥心(자신의 마음을 안정시켰다)’은 바로 大禹가 이른바 ‘安汝止(당신의 마음이 그쳐야 할 바를 편안하게 여기시라)’라는 것입니다.
堯임금과 舜임금 이래로 여러 聖王들이 전수해왔던 것이 한결같이 여기에 근본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成王이 親政을 시작했을 때 周公은 성왕이 문왕의 治法은 알고 아직 문왕의 心法은 알지 못할까 염려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이 글을 지어 〈立政〉이라고 명명하였고, 陳達한 내용은 모두 관리를 임명하고 인재를 등용하는 일이었는데 반드시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을 급선무로 삼았습니다.
이는 인재 등용이 바로 정치를 확립하는 근본이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이 또 인재 등용의 근본이기 때문입니다.
政事가 행해지는지의 여부는 인재 등용이 제대로 되었는가에서 비롯되니, 임금 된 자가 누구인들 이를 모르겠습니까.
그러나 등용하거나 등용하지 않을까를 결정할 때 적임자의 벼슬자리를 뒤바꾸지 않는 경우가 드물었던 것은 임금의 마음에 일정한 주장이 없어서 是非와 邪正이 그 마음을 현혹시킬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原注
文王이 능히 자신의 마음을 안정시켰으니 이 때문에 이들 常事와 司牧과 같은 사람을 세우되 모두 현능하고 덕이 있는 자로 세웠습니다.
마음은 물과 같으니, 흔들어 흐려놓으면 거대한 산악도 보이지 않고, 맑고 깨끗하여 흔들지 않으면 모발도 여기에 비칩니다.
오직 지극히 공변되어야만 천하의 사사로움을 볼 수 있고, 오직 지극히 올발라야만 천하의 간사함을 볼 수 있으며, 오직 지극히 고요해야만 천하의 움직임을 볼 수 있으니, 문왕의 인재 등용이 모두 알맞았던 이유는 문왕이 능히 자신의 마음을 안정시켰기 때문입니다.
문왕은 태어나면서부터 아는 聖人이니 마치 학문에 일삼을 것이 없을 듯하지만, 이른바 ‘克宅’이라고 한 것이 바로 문왕의 학문입니다.
그러나 ‘克宅厥心’이라고 하지 않고 ‘克厥宅心’이라고 한 것은 또한 〈皐陶謨〉에서 ‘愼修厥身’이라고 하지 않고 ‘愼厥身修’라고 한 것과 같으니 이 글을 읽는 사람은 글만 가지고 본의를 해쳐서야 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