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22-1-나(안按)
[신안臣按] 너무도 심합니다. 송 평공宋 平公의 어리석음이. 당초에 혜장이려가 태자를 수행하여 초나라의 사신에게 연향을 베푸는 일을 청했을 때, 평공은 참으로 태자가 그를 미워한다는 사실을 알았으면서도 혜장이려가 거짓을 날조하여 태자를 모함하는 데 이르러서는 도리어 혜장이려를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구덩이를 파고 희생을 써서 맹약한 글을 놓아두는 일을 누가 못하겠습니까. 평공이 혜장이려의 말을 들었을 때 그 간계를 좌절시키고서 그를 주살하는 것이 최선이었고, 그 거짓을 찬찬히 따져보고서 그를 처벌하는 것이 차선이었을 텐데,
선뜻 그의 말을 받아들여서 태자를 가두어 태자가 스스로 결백을 입증하지도 못하고 죽게 만들었습니다. 태자는 임금의 다음가는 자리인데 이처럼 쉽게 처결하니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뒤늦게 비록 참언한 자를 팽형에 처할 수는 있었지만 역시 무익한 일이었습니다. 《시경》에 이른바 “군자가 자식을 사랑하지 않아 찬찬히 살피려 하지 않네.”라고 한 것이 아마도 이러한 종류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