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15-7-나(안按)
[신안臣按] 이는 한 고을에서 사람을 관찰하는 것이 이와 같아야 함을 논한 것입니다. 이 방법을 나라에 미루어나가고, 천하에 미루어나갈 때에도 그렇지 않은 것이 없으니,
무릇 사람의 선불선善不善이 같지 않고 호오好惡도 다르기 때문에 선한 사람은 선하지 않은 사람이 원수로 여기는 사람이고 선하지 않은 사람은 또한 선한 사람이 허여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만약 선한 사람인지의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다 그를 좋아한다면 이는 부화뇌동하여 명예를 구하는 자가 하는 짓이니 맹자孟子가 이른바 ‘향원鄕原’이라는 자입니다.
만약 선한 사람인지의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다 그를 미워한다면 비록 이렇게 된 원인은 알지 못할지라도 그 사람됨은 또한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반드시 선한 사람이 좋아하고 선하지 않은 사람이 미워해야 이 행실을 절제하는 아름다움이 군자에게 신뢰를 받고 뜻을 확립하는 곧음이 또 소인에게 구차하게 동화되지 않으니, 그는 틀림없이 현자인 것입니다.
原注
진번陳蕃‧이응李膺의 무리를 천하 사람들이 그 어짊을 칭찬하였는데 중상시中常侍는 그들을 지목하기를 “서로 결탁하여 당여가 되었다.[구당鉤黨]”라고 하였고, 배도裴度의 됨됨이를 천하 사람들이 그 공훈功勳과 덕德을 흠앙했는데 팔관십육자八關十六子의 무리는 온갖 방법으로 헐뜯었습니다.
이것이 이른바 선한 사람이 좋아하고 선하지 않은 사람이 미워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리 많아도 그 말이 반드시 임금에게까지 통하지는 않고, 미워하는 사람은 비록 적어도 그 의론이 항상 군주의 앞에서 시끄럽습니다.
때문에 선한 사람을 무함하는 말이 쉽게 행해지고 충성스러움과 간사함이 매양 위치가 뒤바뀌게 되니 임금이 된 자가 장차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사방의 눈을 밝히고 사방의 귀를 통하게 하여 천하의 공론公論이 모두 위에까지 들릴 수 있게 하고 간사한 사람이 막고 가릴 수 없게 한다면 시비是非와 호오好惡의 실상이 거의 어긋나지 않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