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24-9-나(안按)
[신안臣按] 덕종이 처음에 노기盧杞와 조찬趙贊의 무리를 등용하고서 간가법間架法과 맥전법陌錢法을 창설하여 이 때문에 환란을 초래해 나라를 거의 망하게 할 뻔했습니다.
다행히 나라가 회복되었을 때에 덕종이 또 배연령裴延齡의 간사함에 미혹되어 그를 믿고 기용하였으니, 배연령이 기망하는 말을 따져보건대 애초에 살펴 아는 것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찾아낼 수 없는 돈을 찾아낼 수 있었다고 하고 현재 있어야 할 돈을 남아도는 것이라고 하였으니, 만약 덕종이 공정무사한 근신에게 명하여 조사해서 밝혔더라면 배연령이 기망하려던 것이 바로 무산되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좌장고左藏庫에 아무리 재물이 많다고 해도 어떻게 13만 냥의 은과 1백만여의 잡화雜貨가 분토糞土 속에 버려졌다가 이때에 와서야 비로소 나올 수 있단 말입니까.
만약 덕종이 또한 공정무사한 근신에게 명하여 조사해서 밝혔더라면 배연령이 기망하려던 것이 또 무산되었을 것입니다.
原注
하물며 이 당시에 직책상 그와 관련이 있어 그의 거짓을 입증한 사람도 있었고, 재상으로서 그의 간악함을 탄핵한 사람도 있었음에도 덕종은 모두 살피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간악한 자들의 술수가 덕종의 마음을 미혹시키고 덕종의 이목을 가린 것이 이와 같았기 때문이니 또한 참으로 애석한 일입니다.
간악한 배연령을 덕종이 총애하여 그가 죽었을 때 오히려 또 애석하게 여겼으며, 충직한 육지陸贄를 덕종은 배척하여 그가 죽을 때까지 다시는 부르지 않았습니다.
범조우范祖禹가 말하기를 “덕종의 성품은 소인과 잘 맞았고 군자와는 맞지 않았다.”라고 하였으니 어찌 옳은 말이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