詔曰 朕獲執犧牲珪幣하야 以事上帝宗廟 十四年于今이라 歷日彌長하야 以不敏不明而久撫臨天下하니 朕甚自媿하노니
昔先王이 遠施不求其報하며 望祀不祈其福하고 右賢左戚하며 先民後己하나니 至明之極也라
今吾聞祠官祝釐에 皆歸福於朕躬하고 不爲百姓이라하니 朕甚媿之하노라
夫以朕之不德으로 而專饗獨美其福하고 百姓不與焉이면 是重吾不德也니 其令祠官致敬하고 無有所祈하라
7-1-20 봄에 여러 제사를 지내는 단壇․장場을 증설하고 제사에 올리는 규벽珪璧과 폐백幣帛의 수량을 더하게 하였다.
조서를 내리기를, “짐이 희생과 규벽과 폐백으로 상제上帝와 종묘宗廟를 섬긴 지 이제 14년이 되었다. 오랜 세월 동안 민첩하지 못하고 현명하지 못한 내가 오랫동안 천하를 다스리고 있으니 짐이 매우 스스로 부끄럽다.
여러 제사를 지내는 단壇․장場을 증설하고 제사에 올리는 규벽과 폐백의 수량을 더하도록 하라.
옛날 선왕이 널리 은혜를 베풀고서 그 보답을 구하지 않았고, 망사望祀를 지내고 그 복을 빌지 않고, 현자를 높이고 친척을 낮추며 백성을 먼저 하고 자신을 뒤로 하였으니 더할 수 없이 지극히 현명하였다.
지금 내가 들으니 제사를 담당한 관원이 복을 빌 때에 모두 복을 짐의 몸에 돌리고 백성을 위하지 않는다고 하니 짐이 매우 부끄럽게 여긴다.
짐의 부덕으로 그 복을 독차지하고 백성은 거기에 끼지 못한다면 이는 나의 부덕을 무겁게 만드는 것이니, 제사를 담당한 관원에게 공경은 다하되 비는 것은 없게 하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