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貴妃張氏薨하다 初妃旣受封冊에 寵愛日盛하야 出入車輿華楚하고 嘗議用紅繖하고 增兵衛數한대 有司以一品靑蓋奏하고 兵衛準常儀하다
帝守法度하야 事無大小히 悉付外廷議하야 凡宮中干請을 雖已賜可나 或輒中郤하야 妃嬖幸少比나 然終不得亂政이러라
귀비貴妃 장씨張氏가 죽었다. 처음에 귀비가 책봉을 받았을 때 총애가 날로 성대하여 출입할 때 타는 수레와 가마가 화려하고 정결하였다. 일찍이 홍산紅繖을 사용하고 병위兵衛의 수효를 늘릴 것을 의논하였는데, 유사有司가 1품品은 청개靑蓋를 쓴다고 아뢰고, 병위는 통상적인 의장에 준해야 한다고 하였다.
인종이 법도를 지켜서 크고 작은 일 할 것 없이 모두 외정外廷에 넘겨 의논하여 모든 궁중宮中의 간청을 비록 이미 허락하였더라도 곧바로 중도에 철회하기도 하였으므로, 귀비가 총애를 받는 것이 짝할 사람이 적었으나 끝내 정사를 어지럽히지는 못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