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冬十一月에 甘露降于南郊하니 群臣咸稱賀하고 獻歌詩以頌德한대
上曰 人之常情이 好祥惡妖나 然天道幽微莫測하니 若恃祥而不戒면 祥未必皆吉이요 覩妖而能懲이면 妖未必皆凶이니
蓋聞灾而懼면 或者蒙休하고 見瑞而喜면 或以致咎하나니 何則고
凡人이 懼則戒心常存하고 喜則侈心易縱이니라 朕德不逮하야 惟圖修省之不暇니 豈敢以此爲己所致哉아
겨울 11월에 남교南郊에 감로甘露가 내리자 신하들이 모두 경하慶賀하고 노래와 시를 올려 덕德을 칭송하였다.
태조가 이르기를, “사람들의 일반적인 심리가 상서는 좋아하고 요괴는 싫어하지만 천도天道는 은미隱微하여 헤아릴 수 없다. 만약 상서를 믿고서 경계하지 않으면 상서가 반드시 모두 길하게 되지는 않고, 요괴를 보고서 능히 징계하면 요괴가 반드시 모두 흉하지만은 않다.
대체로 재이災異를 듣고서 두려워하면 경우에 따라서 좋은 결과를 얻기도 하고, 상서를 보고서 기뻐하면 간혹 재앙을 부르기도 하니, 그 이유는 무엇인가?
대저 사람이 두려워하면 경계하는 마음이 항상 있게 되고, 기뻐하면 사치하는 마음이 쉽게 방종하게 되기 때문이다. 짐의 덕이 미치지 못하여 오직 몸을 닦고 성찰하기에도 겨를이 없으니 어찌 감히 이것을 내가 초래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