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退朝하야 御文華後殿하야 召少傅楊士奇等하야 出御書洪範篇及御製序文示之하고 且諭之曰 所論或未當이어든 卿等當直言勿隱하라하니 士奇等對曰 聖論皆當하니 眞得古人精蘊이라한대
上曰 朕在宮中에 雖寒暑不廢書冊이라하니 士奇等對曰 帝王勤學問이면 則宗社生民有賴矣니 惟願陛下始終此心하소서한대 上笑曰 卿等亦常須直言이니 朕不爲忤라하다
선종이 조회를 마치고 문화후전文華後殿에 행차한 다음 소부少傅 양사기楊士奇 등을 불러 어서御書 홍범편洪範篇 및 어제御製 서문序文을 꺼내어 보여주고, 또 유시하기를, “논한 바가 혹 타당하지 않거든 경들은 마땅히 숨기지 말고 직언直言해야 할 것이다.” 하니, 양사기 등이 대답하기를, “성론聖論이 모두 타당하니, 참으로 고인古人의 정밀함과 깊이를 얻었습니다.” 하였다.
이에 선종이 이르기를, “짐은 궁중에 있을 때 비록 혹한과 무더위를 만나더라도 서책을 덮지 않았다.” 하니, 양사기 등이 대답하기를, “제왕帝王이 학문에 부지런하면 종사宗社와 생민生民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오직 원하건대, 폐하께서는 이 마음을 시종 유지하시기 바랍니다.” 하였는데, 선종이 웃으며 이르기를, “경들 또한 항상 직언直言을 해야 할 것이니, 그렇게 하면 짐이 거스르지 않을 것이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