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之所命을 人不能違하니 信哉라 英宗以明哲之資로 膺繼統之命하야 執心固讓하야 若將終身이라가 而卒踐帝位하니 豈非天命乎아
及其臨政에 臣下有奏에 必問朝廷故事與古治所宜하고 每有裁决에 皆出群臣意表하다 雖有疾疚하야 不克大有所爲나 然使百世之下에 欽仰高風하고 詠嘆至德하니 何其盛也오
彼隋晉王廣과 唐魏王泰는 窺覦神器하고 矯揉奪嫡하야 遂啓禍原하니 誠何心哉오 誠何心哉오
“하늘이 명한 것을 사람이 어길 수 없다고 하였으니, 참으로 맞는 말이다. 영종이 명철한 자질로 황제를 계승하는 명을 받고서 처음의 뜻을 고집하며 굳게 사양하여 종신토록 그렇게 할 것 같았는데 마침내는 제위帝位에 올랐으니, 어찌 천명天命이 아니겠는가.
그가 정사에 임하여 신하가 아뢰는 것이 있으면 반드시 조정朝廷의 고사故事와 옛날의 치도治道에 마땅한 바를 물었고, 매번 재결裁決할 때마다 모두 신하들의 의표意表를 뛰어넘었다. 비록 병 때문에 큰일을 하지는 못했으나 백 세대 후의 사람으로 하여금 높은 기풍을 흠앙하고 지극한 덕에 감탄하게 하였으니, 어쩌면 그리도 훌륭하단 말인가.
저 수隋나라의 진왕晉王 양광楊廣과 당唐나라의 위왕魏王 이태李泰는 황위皇位를 넘보고 고의로 조작하여 적통嫡統을 빼앗아서 마침내 재앙의 근원을 열었으니, 그들은 참으로 무슨 마음이었던가. 그들은 참으로 무슨 마음이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