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尙書省이 奏振東京等路粟不給이라하니 金主曰 朕常語卿等호되 遇豐年卽廣糴하야 以備凶歉이어늘 卿等皆言天下倉廩盈溢이라하더니 今欲振濟에 乃云不給가
自古帝王이 皆以蓄積으로 爲國家長策하니 朕之積粟이 豈欲獨用之邪아 今旣不給하니 可於隣道取之以濟하고 自今預備當以爲常이어다
상서성尙書省에서 아뢰기를 “동경로東京路 등의 지역을 진휼해야 하는데 곡식이 부족합니다.” 하니, 세종이 이르기를, “짐이 항상 경들에게 풍년을 만나면 널리 곡식을 사들여 흉년에 대비하라고 하였는데, 경들은 모두 천하의 창름倉廩에 곡식이 차고 넘친다고 하였다. 그런데 지금 백성들을 구휼하고자 할 때 어찌 부족하다고 말하는가.
예로부터 제왕帝王들이 모두 곡식을 저장해놓는 것으로 국가의 장대한 계획을 삼았으니, 짐이 곡식을 저장해놓으라고 한 것이 어찌 나 혼자 쓰려고 그런 것이겠는가. 지금은 이미 부족하게 되었으니 이웃 지역에서 가져다 구휼하도록 하고, 이제부터는 미리 준비하여 상규常規로 삼도록 하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