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行在禮部奏 官民建言請同六部尙書都御史六科給事中會議以聞한대
上曰 致理之道는 莫先於廣言路니 蓋天下之大에 吏治得失과 民生休戚을 人不言이면 朝廷何由悉知리오
古人謂明王視天下猶一堂이니 滿堂飮酒에 一人對隅而泣이면 則一座爲之不樂이라하니
若令天下有匹夫匹婦不得其所면 實爲君德之累니 凡有建言民瘼者면 卿等勿諱하라 言或激切이라도 亦其心發於忠이니 若以其言激切而棄之면 孰肯進言이리오
卿等은 宜悉此意하야 凡言之善者卽以聞이면 庶幾有補於治라하다
행재예부行在禮部에서 상주上奏하기를, “관민官民 가운데 건언建言하여, 육부상서六部尙書와 도어사都御史와 육과급사중六科給事中이 함께 회의會議한 다음 보고하게 하라고 청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하였다.
선종이 이르기를, “치세治世를 이루는 도리는 언로言路를 넓히는 것보다 시급한 일이 없으니, 대개 광대한 천하에서 관리의 치적治績의 득실得失과 민생民生의 휴척休戚에 대해 사람들이 말하지 않으면 조정朝廷에서 어떻게 모두 알 수 있겠는가?
만일 천하天下로 하여금 필부필부匹夫匹婦라도 살 곳을 얻지 못하게 한다면 실로 군주君主의 덕德에 누累가 될 것이니, 무릇 백성의 고통에 대해 건언建言하는 사람이 있으면 경들은 꺼리지 말도록 하라. 말이 혹 과격하고 절박하더라도 또한 그 마음은 충심忠心에서 나온 것이니, 만일 그 말이 과격하고 절박하다고 하여 버린다면 누가 기꺼이 진언進言하려 하겠는가?
경들은 마땅히 이 뜻을 알아서 무릇 선善한 말은 즉시 보고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한다면 거의 치세治世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