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謂宰相曰 卿輩屢言淮浙去歲水旱이러니 近有御史自彼還하야 言不至爲災라하니 事竟如何오
絳對曰 臣按淮浙奏狀하니 皆云水旱人流하고 求設法招撫하니 其意似恐朝廷罪之者니 豈肯無災而妄言有災邪아 此蓋御史欲爲姦諛以悅上意耳니이다
上曰 卿言是也로다 國以人爲本하니 聞有災면 當亟救之니 豈可復疑之邪아 因命速蠲其租賦하다
上嘗與宰相論治道於延英殿할새 日旰暑甚하니 汗透御服이라 宰相恐上體倦하야 求退한대 上留之曰 朕入禁中에 所與處者 獨宮人宦官耳라 故樂與卿等且共談爲理之要하니 殊不知倦也로다
헌종이 재상들에게 이르기를, “경들이 누차 회남淮南과 절강浙江에 지난해에 수재와 한재가 있다고 말하였는데, 근자에 그곳에서 온 어사御史가 있었는데 재해에는 이르지 않았다고 말하니, 일이 정녕 어떻게 된 것인가?” 하니,
이강이 대답하기를, “신이 회남과 절강의 주장奏狀을 살펴보니 모두들 수재와 한재로 사람들이 유리流離한다고 하면서 법을 제정하여 안무按撫시켜주기를 청하였습니다. 그들의 뜻은 조정에서 그들에게 죄를 줄까 두려워하는 것 같았으니, 어찌 재해가 없는데 함부로 재해가 있다고 말하려고 하겠습니까. 이것은 어사가 간사한 말로 아첨하여 상의 뜻을 기쁘게 하려고 한 것입니다.” 하였다.
헌종이 이르기를, “경의 말이 옳다. 나라는 백성을 근본으로 삼으니, 재해가 있다는 말을 들으면 의당 빨리 구제해야지 어찌 다시 의심할 수 있겠는가.” 하고, 속히 그 조세를 감면하라고 명하였다.
헌종이 일찍이 재상들과
연영전延英殿에서 다스리는 도리를 논하였는데 날이 저물도록 더위가 심하여 땀이 임금의 옷 밖으로 스며 나왔다. 재상이 임금이 피곤할까 염려하여 물러나기를 청하자 헌종이 만류하면서 이르기를, “짐이
금중禁中에 들어가면 함께 지내는 자는
궁인宮人과
환관宦官뿐이다. 그러므로 경들과 정치하는 요체를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 즐거워, 전혀 피곤한 줄을 모르겠다.” 하였다.
연영망권延英忘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