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五月에 帝謂輔臣曰 宮中嬪御頗多하야 幽閉可憫이라 朕已令擇給事歲深者하야 放之호라 呂端等曰 陛下卽位之初에 首行此令하시니 實哲王之懿範也로소이다
又曰 諸州多以珍禽異獸祥瑞之物來獻하니 此甚無益이요 在朕薄德에 非所敢當이라 但令稼穡豐稔하고 且得賢臣이면 乃爲瑞也라 自今其令天下勿復獻珍禽奇獸及諸祥瑞하라
時有建議請增損舊政者한대 帝曰 先帝賜名之日에 撫朕背曰 名此는 欲我兒有恒德하야 久於其道也라하시니 罔極之訓을 朕何敢忘이리오 因涕泣沾衣하니 左右無不感咽이러라
5월에 진종이
보신輔臣에게 이르기를, “궁중에
빈어嬪御가 매우 많아
유폐幽閉되어 있는 것이 불쌍하다. 짐이 이미 여러 해 동안
공직供職한 자들을 가려서 내보내라고 명하였다.” 하니,
등이 말하기를, “폐하께서 즉위한 초기에 맨 먼저 이
영令을 행하셨으니, 실로 명철한 군왕의 아름다운 자세입니다.” 하였다.
진종이 또 이르기를, “제주諸州에서 진귀한 새와 기이한 짐승과 상서로운 물건을 가지고 와서 바치는 일이 많은데 이는 매우 무익한 것이고, 덕이 부족한 짐이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만 농사가 풍년이 들고 어진 신하를 얻는다면 그것이 상서가 된다. 지금부터 천하에 명하여 진귀한 새와 기이한 짐승 및 모든 상서로운 것들을 다시는 바치지 말게 하라.” 하였다.
이때에 예전의 정치를 개수改修하기를 건의한 자가 있자 진종이 이르기를, “선제先帝께서 이름을 하사하신 날에 짐의 등을 어루만지며 말씀하시기를, ‘이렇게 이름을 지은 것은 우리 아이가 항덕恒德이 있어서 그 도를 오래도록 지키게 하려고 해서이다.’라고 하셨으니, 망극罔極한 말씀을 짐이 어찌 감히 잊겠는가.” 하고 눈물을 흘려 옷을 적시자, 좌우의 신하들이 모두 감동하여 목메어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