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丙申三月에 上進兵集慶路한대 元帥康茂才以城降하니
上悉召吏民父老하야 諭之曰 元失其政에 所在紛擾하고 兵戈竝起하야 生民塗炭이라 汝等處危城之中하야 朝夕惴惴하야 不能自保라 吾率衆至此하니 爲民除亂耳라
汝宜各安職業하야 毋懷疑懼하라 賢人君子有能相從立功業者면 吾禮用之니 居官者는 愼毋暴橫하야 以殃吾民하라
舊政有不便者어든 吾爲汝除之하리라하니 於是에 城中軍民皆喜悅하야 更相慶慰라 乃改集慶路爲應天府하다
上旣定金陵에 欲發兵取鎭江이라가 慮諸將不能禁戢士卒하야 爲民患가하야 明日에 召諸將戒之曰 吾自起兵으로 未嘗妄殺이라
今汝等將兵에 當體吾心하고 戒戢士卒하야 城下之日에 毋焚掠하고 毋殺戮이니 有犯令者어든 處以軍法하고 縱之者는 罰無赦하리라하니 諸將皆頓首曰 謹受命이라하다
徐達等進兵攻鎭江하야 克之한대 號令嚴肅하야 城中晏然하야 民不知有兵이라
병신년(1356) 3월에 태조가
집경로集慶路로 진격하였는데,
원元나라 장수
가
성城을 바치고 항복하였다.
태조가 〈성안으로 들어가〉 이민吏民과 부로父老를 모두 불러놓고 효유하기를, “원나라가 정사政事의 도리를 잃음에 도처에서 소요騷擾가 발생하고 병란이 아울러 일어나 백성들이 도탄에 빠졌다. 그대들이 위태로운 성안에 살면서 아침저녁으로 두려워하여 생계를 이어갈 수 없었기 때문에 내가 군사를 거느리고 이곳으로 온 것이니, 이는 백성을 위해 난리를 제거하는 것이다.
그대들은 마땅히 각각 자신의 생업에 편안히 종사하며 의심하거나 두려워하지 말도록 하라. 〈이 가운데〉 서로 도와가며 공업功業을 이룰 만한 현인賢人 군자君子가 있으면 내가 예를 갖춰 등용할 것이니, 관직에 있는 사람은 삼가 직무에 종사하여 횡포를 부리며 내 백성들을 해치지 말도록 하라.
그리고 예전의 정사政事 가운데 온당치 못한 부분이 있으면 내가 그대들을 위해 없앨 것이다.” 하니, 이에 성안의 군민軍民들이 모두 기뻐하여 서로 간에 경하하고 위로하였다. 이어 집경로를 응천부應天府로 고쳤다.
태조는 금릉金陵을 평정한 뒤에 출병하여 진강鎭江을 취하려 하다가 여러 장수들이 사졸士卒을 단속하지 못하여 백성들에게 근심을 끼칠까 염려하여 다음날 장수들을 불러 경계하기를, “나는 기병起兵한 이후 함부로 사람을 죽인 적이 없었다.
이제 그대들은 병사를 거느림에 마땅히 나의 마음을 잘 알고 사졸들을 단속하여 성城을 점령하는 날 방화와 약탈 및 살육을 저지르게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니, 명을 어기는 자가 있으면 군법軍法으로 다스릴 것이고 방관하는 자도 용서하지 않고 처벌할 것이다.” 하니, 여러 장수들이 모두 머리를 조아리고 대답하기를, “삼가 명을 받듭니다.” 하였다.
그렇게 한 뒤에 서달徐達 등이 군사를 진격하여 진강을 공격하여 함락하였는데, 호령號令이 엄숙嚴肅하여 성안의 백성들이 전쟁이 있었는지 모를 정도로 편안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