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八月에 禮部尙書陶凱等言 古者에 人君進膳에 日擧樂이니이다 上曰 古之帝王이 功德隆盛하야 治洽生民하고 上下之間이 煕然太和하니 雖日一擧樂이라도 未爲過也라
今天下雖定이나 人民未蘇하고 北征將士 尙在暴露之中하니 此朕宵旰憂勤之不暇니 豈可忘將士之勞하고 而自爲佚樂哉아 俟大兵凱還하야
士卒無戰伐之勞하고 人民罷轉輸之苦 然後以樂侑膳이 未晩也니라
가을 8월에
예부상서禮部尙書 등이 아뢰기를, “옛날에 임금이 수라를 드실 때에 날마다 풍악을 울렸습니다.” 하니, 태조가 이르기를, “옛날의
제왕帝王은
공덕功德이 융성하여 정치가 백성을 흡족하게 하고 위로 임금과 아래로 백성 사이가 화락하여 크게 화목하였으니 비록 하루에 한 번 풍악을 울리더라도 지나치지 않았다.
지금 천하가 안정되기는 하였으나 백성들이 아직 소생하지 않았고 북쪽으로 정벌 나간 장사將士들이 아직 한데서 지내고 있다. 이 점이 바로 짐이 밤낮으로 근심하기에도 겨를이 없는 것이니 어찌 장사들의 노고를 잊고서 스스로 안락하게 지낼 수 있겠는가.
대병大兵이 개선하여 사졸士卒들이 전쟁의 노고가 없고 백성들이 군수물자를 운반하는 고통이 없어진 뒤에 풍악을 울리며 수라를 들더라도 늦지 않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