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樞密使王顯等嘗侍宴하야 數視帝袴한대 帝怪而問之하니 顯等曰 陛下所衣袴 文縷俱倒로소이다
帝笑曰 朕未嘗御新衣하야 蓋澣濯頻所致耳라 帝因言 此雖偪下已甚이나 蓋念機杼勞苦하야 欲示敦朴爲天下先也로라
추밀사樞密使 등이 일찍이 연회 때 곁에서 모시면서 자주 태종의 바지를 보았다. 태종이 이상해서 물으니 왕현 등이 대답하기를, “폐하께서 입으신 바지에 수놓아진 문양의 실오라기가 모두 거꾸로 뒤집어져 있습니다.” 하니,
태종이 웃으면서 이르기를, “짐이 새 옷을 입은 적이 없으니, 이는 자주 빨아서 그렇게 된 것이다.” 하고, 태종이 이 일로 인하여 이르기를, “이것이 비록 아랫사람을 난처하게 하는 것이 너무 심하기는 하지만, 이는 옷감을 짜는 노고를 생각하여 소박함으로 천하 사람들에게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려는 것이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