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尙書省奏擬除授而拘以資格하니 金主曰 日月資考는 所以待庸人耳라 若才行過人을 豈可拘以常例리오 國家事務는 皆須得人이어늘 汝等不能隨才委使하니 所以事多不治라
朕固不知用人之術이어니와 汝等但務循資守格하고 不思進用才能하니 豈以才能見用으로 將奪己之祿位乎아 不然이면 是는 無知人之明也라
復顧右丞張汝霖曰 前世에 忠言之臣何多하며 今日은 何少也오 對曰 世亂則忠言進이나 承平則忠言無所施니이다 金主曰 何代無可言之事리오마는 但古人知無不言하고 今人不肯言耳라하니 汝霖不能對라
상서성尙書省에서 관직에 제수할 사람을 의정擬定하되 자격資格으로 제한을 두어 상주上奏하니, 세종이 이르기를, “재임 기간으로 자격資格을 두어 고과考課하는 것은 평범한 인재를 대우하는 방법일 뿐이다. 만일 재능과 조행操行이 뛰어난 사람일 경우 어찌 상례常例로 제한을 둘 수 있겠는가. 국가의 사무事務는 모두 반드시 인재를 얻어야 처리할 수 있는 것인데, 그대들은 재능에 따라 임용하여 사무를 위임하지 못하니, 이 때문에 다스려지지 않는 일이 많은 것이다.
짐은 진실로 인재를 등용하는 방법을 잘 알지 못하거니와, 그대들은 단지 자격을 좇아 격식을 지키기에만 힘쓰고 재능 있는 사람을 발탁하여 임용하기를 생각하지 않으니, 어찌 재능 있는 사람이 임용되었을 때 장차 그들이 자신의 봉록과 지위를 빼앗을까 염려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렇지 않다면 이는 인재를 알아보는 명철한 지혜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하였다.
이에 신하들이 모두 말하기를 “신들이 어찌 감히 훌륭한 인재를 은폐하여 임용되지 못하게 할 수 있겠습니까. 재주와 식견이 부족하기 때문일 뿐입니다.” 하였다.
세종이 다시 우승右丞 장여림張汝霖을 돌아보며 이르기를, “전대前代에는 충언忠言을 올리는 신하가 어찌하여 많았으며, 오늘은 어찌하여 적은 것인가?” 하니, 장여림이 대답하기를, “세상이 어지러우면 충언을 올리지만, 나라가 태평하면 충언을 시행할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였다. 이에 세종이 이르기를 “어느 시대인들 말할 만한 일이 없겠는가. 다만 옛사람은 알면 말하지 않음이 없었고, 지금 사람은 기꺼이 말하려 하지 않기 때문일 뿐이다.” 하니, 장여림이 대답하지 못하였다.
세종은 재위在位가 29년이었고, 향년이 67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