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萬壽公主는 上之愛女也라 起居郞鄭顥以文雅著稱이라 故選顥尙之하니
有司循舊制하야 請用銀裝車한대 上曰 吾欲以儉約化天下하니 當自親者始라 令依外命婦하야 以銅裝車하고 仍詔公主하야 執婦禮를 皆如臣庶之法하고 戒以毋得輕夫族預時事하고
又申以手詔曰 苟違吾戒면 必有太平安樂之禍라하니 由是終上之世에 貴戚皆兢兢守禮法하야 如衣冠之族하더라
만수공주萬壽公主는 선종이 사랑하는 딸이었다.
기거랑起居郎 가
문아文雅함으로 저명하였기 때문에 정호를 선발하여 혼인하게 하였다.
유사有司가 옛날의 제도에 따라 은銀으로 장식한 수레를 사용하기를 청하자 선종이 이르기를, “내가 검약儉約으로 천하를 교화하려고 하니 의당 가까운 사람부터 시작해야 한다.” 하고, 외명부外命婦의 예에 의거하여 동銅으로 장식한 수레를 사용하게 하고, 이어 공주에게 명하여 아내의 예를 행하기를 모두 신서臣庶의 법과 똑같이 하라고 하고, 남편 집안 일족을 경시하지 말고 시사時事에 간여하지 말라고 경계하였다.
또 거듭 직접 조서를 써서 내리기를, “만약 나의 경계를 어긴다면 반드시
가 있을 것이다.”라고 하니, 이로 말미암아 선종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귀척貴戚들이 모두 전전긍긍하며 예법을 지켜서 사대부의 사람들처럼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