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九年二月에 上御右順門하야 覽奏牘할새 時御案有鎭紙金獅欹側將墜어늘 給事中耿通趨進하야 移置案中한대
上顧侍臣曰 一器之微 置於危處則危하고 置於安處則安하니 天下大器也라 獨可置之於危乎아 尤須安之니라 天下雖安이나 不可忘危라
故小事必謹이니 小不謹而積之면 將至大患이요 小過必改니 小不改而積之면 將至大壞하니 皆致危之道也라
先是上諭六科하야 令査奏牘하니 恐發落有失中者하야 改之라 通奏改之면 恐失信於下니이다 上曰 但欲得當이니 何憚於改리오 至是申諭之하다
영락永樂 9년(1411) 2월에 태종이
우순문右順門에 임어하여
주독奏牘을 볼 때에
어안御案의 종이를 누르는 금사자[
금사金獅]가 기울어 떨어지려고 하자
급사중給事中 이 얼른 나아가서
안案 가운데로 옮겨놓았다.
태종이 시신侍臣을 돌아보고 이르기를, “작은 한 물건도 위태로운 곳에 두면 위태로워지고 안전한 곳에 두면 안전해진다. 천하는 큰 물건이니 어찌 위태로운 곳에 둘 수 있겠는가. 더욱 안전하게 해야 한다. 천하가 편안하지만 어찌 위태로움을 잊을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작은 일을 반드시 삼가야 하니, 작은 일을 삼가지 않아서 쌓이면 장차 큰 우환에 이른다. 작은 허물을 반드시 고쳐야 하니, 작은 허물을 고치지 않아서 쌓이면 장차 크게 허물어지는 지경에 이르니, 모두 위태로움을 부르는 방법이다.” 하였다.
그보다 먼저 태종이 육과六科에 유시하여 주독奏牘을 조사하게 하였으니, 처리하는 것이 중도를 잃은 것이 있을까 염려하여 고치려고 한 것이다. 경통이 아뢰기를, “고치면 아래 사람에게 믿음을 잃을까 염려됩니다.” 하니, 태종이 이르기를, “단지 합당하게 하려고 하는 것이니, 어찌 고치는 것을 꺼리겠는가.” 하고, 이때에 이르러 거듭 유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