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七月에 上謂丞相汪廣洋曰 朕觀前代人君이 多喜佞諛하야 以飾虛名하고 甚至臣下詐爲瑞應하야 以恣矯誣하고 至於天灾垂戒어늘 厭聞于耳하니라 如宋眞宗이 亦號賢君이나 初相李沆이 日聞灾異하니 其心猶存警惕이러니
厥後澶淵旣盟에 大臣首啓天書하야 以侈其心하고 群下曲意迎合하야 苟圖媚悅하야 致使言祥瑞者로 相繼於途하고 獻芝草者 三萬餘本이라
朕思凡事는 惟在於誠이니 況爲天下國家而可以僞乎아 爾中書는 自今凡祥瑞를 不必奏요 如灾異及蝗旱之事는 卽時報聞하라
廣洋叩首曰 陛下敬天勤民이 孰大於此리오 非惟四海蒼生蒙福이라 誠爲聖子神孫萬世之謨訓也니이다
가을 7월에 태조가 승상
에게 이르기를, “짐이 보건대 전대의 임금들이 대부분 아첨을 좋아하여
허명虛名을 꾸미고, 심지어 신하가 거짓으로
상서祥瑞를 만들어내 멋대로 임금을 속이고, 하늘이 재앙을 내려 경계를 보이는데도 듣기를 싫어하기까지 하였다.
송宋나라
진종眞宗 같은 임금은
현군賢君이라고 일컬어졌는데 처음 재상
이 날마다
재이災異를 아뢰니 진종이 경계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을 가졌었다.
그렇지만 그 후로
하고 나서는
대신大臣이 맨 먼저
천서天書를 아뢰어 그 마음을 사치스럽게 하고, 여러 신하들이 지조를 버리고 황제의 뜻에 영합하여 구차하게 아첨하여
상서祥瑞를 말하는 자가 길에서 끊이지 않고
지초芝草를 바친 것이 3만여
본本에 이르게 하였다.
짐이 생각하기에 모든 일은 오직 정성에 달려 있는데 더구나 천하 국가를 다스리는데 거짓으로 할 수 있겠는가. 너희 중서성은 지금부터 모든 상서祥瑞를 아뢸 필요가 없고, 재이나 메뚜기의 재해나 가뭄의 일은 즉시 보고하라.” 하였다.
왕광양이 머리를 조아리고 아뢰기를, “폐하께서 하늘을 공경하고 백성의 일에 부지런하시는 것이 무엇이 이보다 크겠습니까. 사해四海의 백성들이 복을 받을 뿐만 아니라 참으로 우리 나라 후세 왕들의 만세토록 교훈이 될 것입니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