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左軍中尉吐突承璀領功德使하야 盛修安國寺하고 奏立聖德碑하야 先構樓하고 請勅學士撰文하야 欲以萬緡酬之하니
上命李絳爲之한대 絳言 堯舜禹湯未嘗立碑하야 自言聖德하고 惟秦始皇刻石하야 高自稱述하니 未審陛下欲何所法고 且敍修寺之美면 豈所以光益聖德이리오
上覽奏에 承璀適在旁이라 命曳倒碑樓한대 承璀言樓大不可曳라하야 請徐毁撤하야 冀得延引하고 乘間再論이러니
上厲聲曰 多用牛曳之하라 承璀乃不敢言하고 凡用百牛하야 曳之乃倒하다
좌군중위左軍中尉 가
를 맡아
를 성대하게 수리하고 나서
성덕비聖德碑를 세우기를 주청하였다. 먼저
비루碑樓를 지어놓고서
학사學士에게 비문을 짓게 하도록 청하고 1만
민緡으로 포상하기를 원하였다.
헌종이 이강李絳에게 명하여 비문을 짓게 하니, 이강이 말하기를, “요堯임금, 순舜임금, 우禹임금, 탕湯임금은 비석을 세워서 성덕聖德을 스스로 말한 적이 없고, 오직 진秦 시황始皇만이 비석을 세워서 자기의 덕을 스스로 높이 칭송하였으니, 폐하께서는 누구를 본받으려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절을 화려하게 수리한 일을 기술한다면 그것이 어찌 성덕을 더욱 빛내는 일이 되겠습니까.” 하였다.
헌종이 주문奏文을 볼 때에 토돌승최가 마침 곁에 있었다. 비루를 끌어서 넘어뜨리라고 명하자, 토돌승최가 말하기를 비루가 커서 끌 수 없다고 하고, 천천히 훼철하기를 청하여 시일을 끌다가 틈을 봐서 다시 논하려고 하였다.
헌종이 성난 목소리로 이르기를, “소를 많이 사용하여 끌어라.” 하니, 토돌승최가 감히 말하지 못하고 소 백 마리를 써서 끄니 마침내 비루가 넘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