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六月己未朔에 日有食之하다 是日陰雲不見이어늘 禮部尙書鄭賜等言 此聖德所感召니 請明日率百官表賀한대 上曰 朕恐懼修省之際에 何可賀리오 對曰 宋盛時에 有行之者矣니이다
上曰 於此一方에 陰雲不見이나 天下至大하니 見者多矣라 且陰陽家言 日食而陰雲不見者는 水將爲灾라하니 以此言之면 可賀乎아 乃止하다
6월 기미일己未日 초하루에 일식日食이 있었다. 이날에 음운陰雲이 보이지 않자 예부상서 정사鄭賜 등이 말하기를, “이는 성덕聖德이 하늘을 감동시켜 부른 것이니 내일 백관을 거느리고 표문을 올려 하례하겠습니다.” 하니, 태종이 이르기를, “짐이 두려워하고 반성하고 있는 때에 어찌 하례를 받을 수 있겠는가.” 하였는데, 정사 등이 대답하기를 “송宋나라가 융성할 때에 행한 전례가 있습니다.” 하였다.
태종이 이르기를, “이곳 한쪽 지역에서는 음운이 보이지 않지만 천하는 지극히 크므로 본 자가 많을 것이다. 또 음양가陰陽家들이 말하기를 ‘일식이 있는데 음운이 보이지 않는 것은 장차 수재水災가 될 것이다.’라고 하였으니, 이것으로 말한다면 하례를 받을 수 있겠는가.” 하고, 마침내 중지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