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이 聖誕日에 朝罷에 退御便殿하야 謂侍臣曰 朕昔喪親에 適値艱難之際러니 今富有天下호되 不能爲一朝之養하니 此終身之痛也로다
朕昨夢에 見吾親호니 聚處之歡이 一如平生하니 蓋父母子孫이 本同一氣라 精神所格에 有感必應이니 孰謂幽明異途耶아
侍臣曰 此陛下孝誠感通하야 形諸夢寐요 非偶然也니이다
태조가 성탄일聖誕日에 조회를 파하고 편전으로 물러나와 시신侍臣에게 이르기를, “짐이 옛날에 부모를 잃었을 적에는 마침 어려운 때를 만났었는데, 지금은 천하를 소유한 부자가 되었는데도 하루아침도 봉양할 수 없으니 이것이 종신토록 간직하고 있는 애통함이다.
짐이 어제 꿈에 나의 부모님을 뵈었는데 모여 지내는 기쁨이 평소와 똑같았다. 이는 부모와 자손이 본래 같은 기운이라서 정신이 이르는 곳에 감동이 있으면 반드시 호응하는 것이니, 누가 유명幽明은 길이 다르다고 하였는가.” 하니,
시신이 말하기를, “이는 폐하의 효성이 감통感通하여 꿈에 나타난 것이고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이 아닙니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