龔茂良曰 聞之故老言하니 仁宗嘗以南海沒入番商大珠로 賜溫成皇后한대 后時爲貴妃라 以充首飾하니 戚里靡然效之라 京城珠價至數十倍어늘
仁宗聞其事하고 因禁中內宴하야 望見貴妃首飾하고 不復回顧 曰 滿頭白紛紛이어늘 豈無忌諱오하니 貴妃皇恐하야 易去之어늘
仁宗大喜하사 命剪牡丹하야 遍賜妃嬪한대 不數日에 聞京城珠價頓減하니이다하다
효종이 집정執政에게 이르기를, “만일 폐단을 고치고자 한다면 마땅히 궁중宮中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하였다.
공무량이 말하기를, “
고로故老들의 말을 들으니,
인종仁宗이 일찍이
남해南海에서 외국 상인들에게 몰수한 큰 구슬을
온성황후溫成皇后에게 하사한 적이 있었는데, 황후가 당시
귀비貴妃의 신분으로 있으면서 이 구슬로 머리를 장식하자
척리戚里의 사람들이 바람에 초목이 휩쓸리는 것처럼 이를 따라하였으므로
경성京城의 구슬 값이 수십 배나 폭등하였습니다.
부희주식不喜珠飾
인종이 그 사실을 듣고 궁중의 연회 때에 귀비의 머리 장식을 바라본 뒤에 더 이상 돌아보지 않고 이르기를, ‘머리에 가득 하얀색이 어지러운데 어찌 거리낌이 없는 것인가?’ 하니, 귀비가 황공해하면서 이 구슬을 다른 것으로 바꿔버렸습니다.
그러자 인종이 크게 기뻐하면서 목단牧丹을 베어 비빈妃嬪들에게 두루 하사하라고 명하였는데, 며칠이 안 되어 경성京城의 구슬 값이 갑자기 떨어졌다는 말이 들렸다고 하였습니다.” 하였다.
그러자 효종이 기뻐하면서 이르기를, “이러한 일은 실로 궁중宮中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