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年冬十月에 帝語近臣曰 近者慶州地再震하고 昨司天奏熒惑犯輿鬼하니 秦分野當有災라 宜戒邊將以靜鎭之라 且天垂象示戒에 惟慮不知어든 今旣知之하니 可不恐懼修省가 知樞密院王繼英曰 妖不勝德이니이다
帝曰 朕何德可恃리오 同知樞密院陳堯叟曰 天文謫見은 實欲昭示時君이니 楚莊王懼無災變하야 恐其獲罪于天하야 弗庸自警爾라 今陛下克己愛民하사 常慮一物失所하시고 河防十餘溢而不决하야 歲復大稔하니 此聖德格天所致也니이다
帝曰 天不欲困生靈爾라 豈朕德能感之리오 自此益須防戒니라 如荊湖는 比年艱食하야 災沴滋甚하니 尤可恤也니라
함평咸平 4년(1001) 겨울 10월에 진종이 근신에게 이르기를, “근자에
경주慶州에 재차 지진이 일어났고, 어제
사천감司天監이 ‘
형혹성熒惑星이
를 침범했다고 하니,
진秦의
분야分野에 재해가 있을 것이다.
변장邊將을 경계시켜
진정鎭靜시키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하늘이 조짐을 드러내서 경계하는 뜻을 보일 때에 오직 그것을 알아채지 못하는 것이 염려되지만 지금 이미 알았으니 두려워하여 몸을 닦고 성찰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니,
지추밀원知樞密院 이 아뢰기를, “
요얼妖孼은
덕德을 이기지 못합니다.” 하였다.
진종이 이르기를, “짐이 무슨 믿을 만한 덕이 있는가?” 하니,
동지추밀원同知樞密院 가 아뢰기를, “
천문天文이
견책譴責을 드러낸 것은 실로 당시 임금에게 밝게 보이려는 것입니다.
초楚 장왕莊王이
재변災變이 없는 것을 두려워하여 하늘에 죄를 얻을까 두려워서
지금 폐하께서 자기의 사욕을 극복하고 백성을 사랑하시어 한 사람이라도 살 곳을 잃을까 항상 염려하시고, 황하의 제방이 10여 곳이나 넘쳤으나 터지지 않아 농사가 다시 큰 풍년이 들었으니, 이는 성상의 덕이 하늘을 감동시킨 결과입니다.” 하였다.
진종이 이르기를, “하늘이 백성들을 곤궁하게 하려고 하지 않은 것이지 어찌 짐의 덕이 하늘을 감동시킬 수 있겠는가. 지금부터 더욱 방비하고 경계해야 할 것이다. 형호荊湖 지역은 해마다 흉년이 들어 재해가 더욱 심하니 더욱 안타깝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