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九月에 上謂廷臣曰 知人固難이라 今朕屢勅百司하야 訪求賢才나 然至日에 往往名實不副하니 豈非擧者之濫乎아 廷臣對曰 請自今令有司薦擧호되 必具其人已行之善이면 庶無冒濫之失하리이다
上曰 觀人之法이 卽其小하야 可以知其大하며 察其微하야 可以見其著하며 視其所不爲하야 可以知其所爲니 但嚴擧主之法이면 則冒濫自革矣리라
가을 9월에 태조가 정신廷臣에게 이르기를, “사람을 알기가 참으로 어렵다. 지금 짐이 백사百司에 누차 신칙하여 어진 인재를 찾았으나 그들이 도착했을 때 보면 왕왕 명실名實이 상부相符하지 않으니 어찌 천거한 자가 함부로 추천한 것이 아니겠는가?” 하니, 정신이 대답하기를, “지금부터 유사有司에게 명하여 천거하되 반드시 그 사람이 이미 행한 선을 갖추게 하면 함부로 천거하는 잘못이 없을 것입니다.” 하였다.
태조가 이르기를, “사람을 보는 법은 작은 것에서 큰 것을 알 수 있고, 은미한 것을 살펴서 드러난 것을 알 수 있으며, 그가 하지 않는 것을 보아서 그가 할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천거하는 자의 법을 엄격하게 하면 함부로 추천하는 풍속이 자연히 바뀔 것이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