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泉州衛金門千戶 械送所獲海島逃民하야 至京師하야 言其數甞劫掠海濱하니 請誅之라한대 上曰 或者其初에 窘於貧하고 不然則有司失於綏撫하야 逃聚爲盜하니 蓋非得已라 命釋之하라
因遣齎勅하야 往諭之曰 爾本國家良民이라 或困於衣食하며 或苦於吏虐하야 不得已逃聚海島하야 劫掠苟活이라
朕念好生惡死는 人之同情이라 帝王體天行道하야 視民如子니 當洗滌前過하야 咸俾自新이라 故已獲者悉宥其罪하야 就俾齎勅往諭하니
爾等을 朕已大赦하니 可卽還하야 復業安土樂生하야 共享太平하라 若執迷不悟하야 失此事幾면 後悔無及이니라
천주위泉州衛 금문천호金門千戶가 포획한 섬으로 달아난 백성을 형구를 채워 압송하여 경사京師에 이르러서 말하기를, “그들이 일찍이 자주 바닷가를 노략질하였으니 주벌하소서.” 하니, 태종이 이르기를, “어떤 자는 처음에 가난에 내몰려서 달아나고 그렇지 않으면 유사有司가 위무慰撫하지 못해서 달아나 모여들어 도적이 되었으니, 이는 부득이해서이다.”라고 하고 석방하라고 명하였다.
또 묻기를 “아직도 모여서 돌아가지 않은 자가 있는가?” 하니, 대답하기를, “많이 있습니다.” 하였다.
이에 사자를 보내 칙서를 가지고 가서 유시하게 하기를, “너희들은 본래 국가의 양민良民이다. 혹자는 먹고 입는 것이 곤궁하고 혹자는 관리의 학대가 괴로워서 부득이 달아나 섬에 모여서 약탈하여 구차히 살고 있다.
짐이 생각건대 살기를 좋아하고 죽기를 싫어하는 것은 사람이라면 똑같이 가지고 있는 마음이다. 제왕은 하늘을 본받아 도를 행하여 백성을 자식처럼 보는 것이니, 지난날의 과오를 씻고 모두 스스로 새로워지게 해야 한다. 그러므로 이미 포획한 자들에 대해 그 죄를 모두 용서해주고 칙서를 가지고 가서 유시하게 한다.
너희들을 짐이 이미 크게 용서하였으니 즉시 돌아와 본업本業을 회복하고 본토本土에 안주하며 삶을 즐겨서 함께 태평성대를 누리도록 하라. 만약 잘못을 고집하고 깨우치지 못하여 이 기회를 놓친다면 후회해도 이미 늦을 것이다.” 하였다.
그 후에 칙서가 이르자 그들이 모두 나와서 귀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