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十二年春三月에 上御華蓋殿하니 皇太子侍러니 上問曰 比日講習何書오 對曰 昨看書하야 至商周之際호이다
上曰 看書하니 亦知古人爲君之道否아 因諭之曰 君道는 以事天愛民爲重하니 其本在敬身이라 人君一言一行이 皆上通于天하며 下繫于民하니 必敬以將之而後에 所行無不善也니라
蓋善이면 天必鑑之하고 不善이면 天亦鑑之하나니 一言而善이면 四海蒙福하고 一行不謹이면 四海罹殃이니 言行如此라 可不敬乎아 汝其識之하라
홍무洪武 12년(1379) 봄 3월에 태조가 화개전華蓋殿에 임어하니 황태자(주표朱標)가 입시하였다. 태조가 묻기를, “요즈음 무슨 책을 강습하느냐?” 하니, 대답하기를, “어제 ≪서경書經≫를 보았는데, 상商나라와 주周나라가 교체되는 지점에 이르렀습니다.” 하였다.
태조가 이르기를, “≪서경≫을 보니 옛사람이 임금 노릇 하는 도를 알겠더냐?” 하고, 이로 인하여 유시하기를, “임금의 도는 하늘을 섬기고 백성을 사랑하는 것으로 중함을 삼는데, 그 근본은 몸을 공경히 하는 데에 있다. 임금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모두 위로 하늘에 통하고 아래로 백성에 매여 있으니, 반드시 공경히 행한 뒤에야 행한 바가 불선이 없게 된다.
대체로 선善을 행하면 하늘이 반드시 내려다보고, 불선을 행하면 하늘이 또한 내려다보는 것이니, 한마디 말을 선하게 하면 천하 사람이 복을 받고, 하나의 행동을 삼가지 않으면 천하 사람이 재앙을 입는다. 말과 행동의 결과가 이와 같으니 공경히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너는 알도록 하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