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御奉天門하야 命侍臣輯自古以來嘉言善行有益於太子者하야 爲書以授長子하고 且曰 昔堯試舜하실새 自愼徽五典으로 至納于大麓히 歷試諸難하사 乃命以位하시니
舜生長民間하사 躬親稼穡하사되 堯尙試之如此하시니 朕今令長子守北京 親庶務하야 雖吏案奏牘이라도 皆躬閱之하야 以知爲臣之難이라야 他日庶可爲人君也니라
朕少時甞居鳳陽하야 民間細事를 無不究知러니 後受命鎭北方하야 經絶塞冒霜雪하야 與士卒同甘苦하고 其他所未經歷者는 則博考於載籍호라
每覽昔人言行可自警省者면 讀之不能釋手호라 讀書所以有益於人이나 然人資禀有强弱하니 泛而不切이면 亦未有益이라 故欲令爾等輯此敎之하니 先定其尺度權衡하야 使中有所主也하라
태종이
봉천문奉天門에 임어하여
시신侍臣에게 예로부터 내려오는
가언嘉言과
선행善行으로서
태자太子에게 유익한 것을 수집하여 책을 만들어
장자長子에게 가르치라고 명하고, 또 이르기를, “옛날에
요堯임금이
순舜임금을 시험할 때에
에 이르기까지 여러 어려운 일을 하나하나 시험하고 나서야
제위帝位를 이으라고 명하였다.
순임금이 민간에서 나고 자라 직접 농사를 지었는데도 요임금이 오히려 이렇게 시험하였다. 짐이 지금 장자長子로 하여금 북경北京을 지키면서 서무庶務를 직접 처리하게 해서 리안吏案이나 주독奏牘이라도 모두 직접 살펴서 신하 노릇 하기 어려움을 알게 하여야 훗날 임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짐이 어렸을 때에 일찍이 봉양鳳陽에 살면서 민간의 세세한 일을 세세히 알지 못하는 것이 없었는데 훗날 명을 받아 북방을 지키면서 변방 끝을 지나며 서리와 눈을 무릅쓰고 사졸士卒들과 고락을 함께 하였고, 그 외 경험하지 못한 것은 서적을 널리 참고하였다.
매번 옛사람의 언행 중에 나 스스로 경계하고 성찰할 만한 것을 볼 때마다 그것을 읽느라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였다. 독서가 사람에게 유익한 것이기는 하지만 사람의 자품資禀에 강약强弱이 있으니, 범범하게 넘기고 절실하지 않으면 유익한 것이 없다. 그러므로 그대들로 하여금 이런 것들을 수집하여 가르치게 하려고 하니, 먼저 그 기준을 정해서 책 안에 중심이 있게 하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