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十二月에 辟儒士范祖幹葉儀한대 旣至에 祖幹持大學以進이라 上問 治道何先고하니 對曰 不出乎此書라하다
上命祖幹하야 剖析其義하니 祖幹以爲 帝王之道는 自修身齊家로 以至於治國平天下히 必上下四旁이 均齊方正하야 使萬物各得其所而後에 可以言治라한대
上曰 聖人之道는 所以爲萬世法이니 吾自起兵以來로 號令賞罰이 一有不平이면 何以服衆이리오 夫武定禍亂하고 文致太平이 悉此道也라하고
甚加禮貌하고 命二人爲諮議한대 儀以疾辭하고 祖幹 亦以親老辭하니 上皆許之하다
12월에 유사儒士인 범조간范祖幹과 섭의葉儀를 초빙하였는데, 이들이 이르렀을 때 범조간이 ≪대학大學≫을 가지고 태조에게 올렸다. 태조가 “치도治道는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가?”라고 묻자 대답하기를, “이 책의 내용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하였다.
태조가 범조간에게 명하여 그 뜻을 분석하게 하니 범조간이 말하기를,
” 하였는데,
태조가 이르기를, “성인聖人의 도道는 만세萬世의 법法이 되는 것이니, 내가 군사를 일으킨 이래로 호령號令과 상벌賞罰이 한 번이라도 공평하지 못했다면 어떻게 사람들을 복종하게 할 수 있었겠는가. 대저 무위武威를 떨쳐 화란禍亂을 평정하고 문교文敎를 펼쳐 태평을 이루는 것이 모두 이 도道이다.” 하였다.
그런 뒤에 매우 예모禮貌를 갖추어 경의를 표하고 두 사람에게 명하여 자의諮議로 삼았는데, 섭의는 질병을 이유로 사양하고 범조간 또한 부모가 늙었다는 이유로 사양하니, 태조가 모두 허락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