眞宗仁孝寬厚하고 喜怒不妄發이라 始西北未寧하니 邊臣意在立功하야 屢請討伐호되 眞宗務以威德服之하야 但令守境扞冦하야 戒其生事하다
旣而契丹請和하고 德明納欵하니 撫以恩信하야 洞無疑間하다 使者皆欲大言夸衒이어늘 眞宗曰 推誠可以格異類니 何必此也리오
由是荒獷柔服하야 歡好日厚하고 省邊備하야 除民算하고 稼穡登稔하야 蒸黔富樂者 凡二十年이니 自開元以來로 未有若玆之盛也라
“진종은 어질고 효성스러우며 관대하고 후덕하였으며 감정을 함부로 드러내지 않았다. 처음에 서북쪽 변방이 편안치 않자 변방의 신하가 공을 세우려는 뜻으로 누차 토벌하기를 청하였으나 진종은 위엄과 덕으로 복종시키는 데에 힘써 단지 국경을 지키고 적을 막게 하여 사단을 일으키는 것을 경계하였다.
그 뒤 거란이 화친을 청하고
이 항복하니 은혜와 신의로 다독이고 전혀 의심하거나 이간하는 일이 없었다.
사자使者들이 모두 큰소리로 자신의 공을 자랑하려고 하자 진종이 이르기를, ‘성심으로 대하면 금수도 감격시킬 수 있는데 하필 이렇게 하겠는가.’ 하였다.
이로 말미암아 사나운 무리들이 순종하여 서로 사이좋게 지내는 정이 날로 두터워지고 변방의 방비를 줄여 백성들의 폐단을 제거하고, 농사가 풍년이 들어 백성들이 부유하고 안락하게 지낸 것이 20년이었으니, 개원開元 이래로 이처럼 성대한 때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