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夏四月에 內出欹器一하야 陳於邇英閣御座前하고 諭丁度等曰 朕思古欹器之法하야 試令工人制之하야 以示卿等하노라 命以水注之하니 中則正하고 滿則覆하고 虛則欹하야 率如家語淮南荀卿之說하야 其制度精好라
度等列侍觀之하니 帝曰 日中則昃하고 月盈則虧라 朕欲以中正臨天下하니 當與卿等共守此道호리라
度拜曰 臣等亦願無傾滿하야 以事陛下하노이다 因言太宗嘗作此器하고 眞宗亦嘗著論이라하고 於是에 製後述하야 以賜度等하다
여름 4월에
대내大內에서
하나를 내와서
이영각邇英閣 어좌御座 앞에 두고서
정도丁度 등에게 하유하기를, “짐이 옛날 의기의 법을 생각하여 시험 삼아
공인工人에게 만들라고 해서 경들에게 보이노라.” 하고, 물을 부으라고 명하니, 물이 중간쯤 차면 바르게 서고, 가득 차면 엎어지고 비어 있으면 기울어져서
과 같아서 그 제도가 정밀하고 좋았다.
정도 등이 줄지어 시립侍立하여 구경하니, 인종이 이르기를 “해가 한낮이 되면 기울고, 달이 만월이 되면 이지러진다. 짐이 중정中正으로 천하에 임하려고 하니 의당 경들과 함께 이 도를 지키겠다.” 하니,
정도가 절하고 아뢰기를, “신들 또한 기울거나 가득 참이 없이 폐하를 섬기기를 원합니다.” 하였다. 이어 태종太宗이 일찍이 이 기구를 제작하였고, 진종眞宗 또한 일찍이 저술한 것이 있다고 하고, 이에 후술後述을 지어서 정도 등에게 하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