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夏五月에 上歸櫟陽하야 五日에 一朝太公이어늘 太公家令說太公曰 天無二日이요 土無二王하니 皇帝雖子나 人主也요 太公雖父나 人臣也니 柰何令人主拜人臣이리오 如此則威重不行이니이다
後上朝한대 太公擁篲迎門却行이어늘 上大驚하야 下扶太公한대 太公曰 帝는 人主라 柰何以我亂天下法가
於是에 上心善家令言하야 賜黃金五百斤하고 詔曰 人之至親이 莫親於父子라 故父有天下에 傳歸於子하고 子有天下에 尊歸於父하니 此人道之極也라
前日天下大亂하야 兵革竝起하야 萬民苦殃이어늘 朕親被堅執銳하야 自率士卒하야 犯危難平暴亂하야 立諸侯하며 偃兵息民하야 天下大安하니 此皆太公之敎訓也라 諸王通侯將軍群卿大夫 已尊朕爲皇帝호되 而太公未有號하시니 今上尊太公曰太上皇이라하노라
6-1-18 여름 5월에 고제가
역양櫟陽으로 돌아와서 5일에 한 번
태공太公을 문안하였는데, 태공의
이 태공을 설득하기를, “하늘에는 두 개의 해가 없고 땅에는 두 왕이 없다고 합니다. 황제가 비록 아들이지만 임금이고, 태공은 비록 아버지이지만 신하이니 어찌 임금으로 하여금 신하에게 절을 하게 하십니까. 이렇게 되면 황제의 권위가 서지 않습니다.” 하였다.
그 후에 고제가 문안하자 태공이 빗자루를 들고 문에서 맞이하여 뒷걸음치며 물러나니 고제가 크게 놀라서 가마에서 내려 태공을 붙들자 태공이 말하기를, “황제는 임금입니다. 어찌 나 때문에 천하의 법을 어지럽힐 수 있겠습니까.” 하였다.
이에 고제가 마음속으로 가령의 말을 좋게 여겨 황금 500근을 하사하고 명하기를, “사람의 지극히 가까운 관계로는 부자보다 가까운 경우가 없다. 그러므로 아버지가 천하를 얻으면 자식에게 전해주고, 자식이 천하를 얻으면 아버지를 높이는 것이니, 이것은 사람의 도리로서 지극한 것이다.
지난날 천하가 크게 어지럽고 전쟁마저 일어나 만민이 고통을 겪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친히 갑옷을 입고 무기를 들고 직접 군사를 이끌고 위태로움을 무릅쓰고 사나운 난리를 평정하여 제후를 세우고 전쟁을 종식시켜 백성을 쉬게 해서 천하가 크게 안정되었으니, 이것은 모두 태공의 가르침 덕분이다. 제왕諸王과 통후通侯와 장군과 여러 경卿과 대부大夫들이 이미 짐을 높여서 황제로 삼았으나 태공은 아직까지 존호尊號가 없으니, 지금 태공에게 존호를 올려 태상황太上皇이라고 하노라.” 하였다.